이 포스팅을 읽기 전 참고 사항
- 개인적인 후기일 뿐,
독서 전 반드시 참고할 건 아니니
가볍게 읽기를 바란다.
-책의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지은이 : 프리드리히 니체
옮긴이 : 장희창
펴낸 곳 : 민음사
펴낸 날 : 2004-01-02
차라투스트라가 숲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로 들어섰을 때. 그는 시장에 군중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았다. 줄타기 광대의 공연이 예고되어 있었던 것이다. 차라투스트라는 군중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그대들에게 초인*을 가르치려 하노라.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그대들은 자신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지금까지 모든 존재는 자신을 넘어서 그 무엇인가를 창조해 왔다. 그런데도 그대들은 이 기대한 밀물의 한가운데 서 썰물이 되기를, 자신을 극복하기보다는 동물로 되돌아가기를 원하는가?
[•••]
보라. 나는 그대들에게 초인을 가르친다!
초인은 대지의 뜻이다. 그대들의 의지로 하여금 말하게 하라. 초인이 이 대지의 뜻이 되어야 한다고!
형제들이여, 간곡히 바라노니 대지에 충실하라. 그리고 하늘나라에 대한 희망을 말하는 자들을 믿지 마라! 그들은 스스로 알든 모르든 독을 타서 퍼뜨리는 자들이다.
그들은 삶을 경멸하며 말라죽어 가고 스스로 중독된 자들로, 대지는 이들에게 지쳤다. 그러니 그들이야 죽든 말든 내버려두라!
지난 날에는 신에 대한 불경이 최대의 불경이었다. 그러나 신이 죽었으므로, 신에 대해 불경을 저지른 자들도 함께 죽었다. 이제 가장 무서운 것은 이 대지에 불경을 저지르고, 탐구할 수도 없는 것의 뱃속을 대지의 뜻보다 더 높이 존중하는 것이다!
* 초인(Ubermensch)은 ‘영원희귀'의 진리를 체득하고, '힘의 의지'를 실현시길 미래의 인간을 가리킨다.
제1부 14-16p
시장에 있는 군중들을 향해 초인의 정의를 설명하는 차라투스트라. 신은 죽었으니 이 땅에서 의지를 갖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신은 죽었다"는 말로 실존주의 철학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는 니체.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생각보다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죽었다, 이는 있었는데 사라진 것이다. 신의 존재를 인정하지만 이제는 부재한 존재로, 인간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잃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때문에 인간은 그저 과정일 뿐 초인으로 나아가기 위해 극복해야 할 그 무언가라는 뜻이다.
이는 에머슨의 자기신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니체는 그에게 영향을 받았다.
그대들의 죄가 아니라, 그대들의 만족감이 하늘을 향해 외친 것이다. 죄의 한가운데에 있는 그대들의 열망이 하늘을 향해 외친 것이다!
그대들을 그 혀로 핥아줄 번갯불은 어디 있는가? 그대들에게 접종되어야 할 그 광기는 어디 있는가?
보라. 나는 그대들에게 초인을 가르치노라. 초인이 바로 번갯불이며, 바로 광기인 것이다!
차라투스트라가 이렇게 말했을 때 군중 속에서 한 사람 이 소리를 질렀다. "우리는 줄타기 광대에 대해서 질릴 만큼 들었다. 그러니 이제 그자를 보여달라!" 그러자 모든 사람들은 차라투스트라를 비웃었다. 그러나 줄타기 광대는 이 말을 자신을 두고 한 것이라 생각하고 곡예를 시작했다.
제1부 18-19p
초인으로 나아가야 할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그 말을 듣는 이가 몇이나 있겠는가. 그저 줄타기를 보며 하루를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할 뿐인 시장 사람들이다.
저마다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이 다르다. 술과 음식, 운동, 독서, 성관계, 마약, 매춘 등 여러 가지 것들이 있다. 초인으로 향하기 위해서는 내게 쾌락이 아닌 고통을 주는 것에 광기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 이가 몇이나 되겠는가.
인간은 짐승과 초인 사이에 놓인 밧줄이다. 심연 위에 걸쳐진 밧줄이다.
저쪽으로 건너가는 것도 위험하고 줄 가운데 있는 것도 위험하며 뒤돌아보는 것도 벌벌 떨고 있는 것도 멈춰 서는 것도 위험하다.
인간의 위대함은 그가 다리(橋)일 뿐 목적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인간이 사랑스러울 수 있는 것은 그가 건너가는 존재이며 몰락하는 존재라는 데 있다.
나는 사랑한다. 몰락하는 자로서 살 뿐 그 밖의 삶은 모르는 자를. 왜냐하면 그는 건너가는 자이기 때문이다.
나는 사랑한다. 마음껏 경멸하는 자를. 왜냐하면 그는 마음껏 숭배하는 자이며, 저편 물가를 향해 날아가는 동경의 화살이기 때문이다.
제1부 19p
이성과 감성에서 인간은 줄타기 해야 한다. 니체는 그것을 짐승과 초인에 비유했다. 인간은 그저 과정일 뿐이라며 초인으로 나아가기 위한 현재 상태 단지 그것 뿐이다.
마치 열반에 오르려 열심히 수행해야 한다는 불교의 교리가 떠오른다. 초인은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과 비슷하다.
모든 사람의 말문을 막히게 하고 모든 사람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든 그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그는 악마처럼 고함을 내뱉으면서 자기 앞을 가로막고 있는 사내를 훌쩍 뛰어넘었던 것이다. 앞서 가던 자는 경쟁자의 승리를 보자, 당황하며 허둥거리다 밧줄을 헛디뎠다. 그는 장대를 놓쳤고 장대보다도 더 빨리 손과 발을 허우적거리며 아래로 떨어졌다. 시장과 군중은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와 같았다. 모두들 흩어지면서 서로 짓밟았다. 특히 줄타기 광대의 몸이 떨어진 곳은 아수라장이었다.
그러나 차라투스트라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줄타기 광대는 차라투스트라 바로 옆에 떨어졌는데 무참하게 상처 입고 부러졌으나 목숨은 아직 붙어 있었다. 내동댕이쳐진 사내는 잠시 후 의식을 회복했고 차라투스트라가 자기 옆에 꿇어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마침내 사내가 말 했다. "거기서 뭘 하고 했다. "거기서 뭘 하고 있는 거요? 나는 벌써 오래전부터 악마가 내 발을 걸어 넘어지게 하리라는 걸 알고 있었소. 이제 악마가 나를 지옥으로 끌고 가려 하니, 그대가 막아 주지 않겠소?"
"벗이여, 내 명예를 걸고 말하거니와," 하고 차라투스트라가 대답했다. "그대가 말하는 것 따위는 이 세상에 존재 하지 않는다. 악마도 지옥도 말이다. 그대의 영혼은 그대의 몸보다도 빨리 죽을 것이니. 이제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마라!"
그 사내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올려다보았다. "그대의 말이 진실이라면, 내가 생명을 잃는다 하더라도 아무것도 잃는 게 없다는 말이 되오. 그렇다면 나는 사람들이 회초리와 보잘것없는 음식으로 춤을 가르친 짐승이나 다를 바 없지 않소."
차라투스트라가 말했다. "그렇지 않다. 그대는 위험한 일을 천직으로 삼았으니. 그 점에서 조금도 부끄럽지 않다. 그리고 이제 그 천직 때문에 파멸을 맞이한 것이다.
그러니 내 손으로 그대를 묻어주겠다." 차라투스트라가 이렇게 말했을 때 죽어가는 사람은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감사를 표하기 위해 차라투스트라의 손을 잡으려는 듯이 손을 움직였다.
제1부 25-27p
줄을 타던 광대는 떨어졌고 그 모습은 꽤나 끔찍했다. 광대는 줄을 타면서도 죽을 수 있다는 불안을 안고 살았다. 언제든 악마가 나를 데리고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죽음=악마라는 일차원적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차라투스트라는 무엇이라 답했는가. 신은 죽었고, 악마 같은 건 없다고. 열심히 줄을 탄 건 그것대로 멋진 삶이었다는 거다. 초인으로 나아가기 위한 한 걸음 정도는 내딛었던 것이다.
자신의 일을 찾고 자아실현을 위해 한 평생을 바치는 삶. 그것을 보며 우리는 경외심을 느끼지 않는가. 장인이 그런 것이다.
남자여. 여자가 사랑을 할 때면 두려워하라. 사랑하는 여자는 모든 것을 희생하며, 그녀에게 다른 모든 것은 무가치해지기 때문이다.
남자여, 여자가 증오할 때면 두려워하라. 남자는 영혼의 바닥이 악(悪)하기만 할 뿐이지만, 여자는 그 영혼의 바닥이 저열하기 때문이다.
여자는 누구를 가장 증오하는가? 쇠붙이가 자석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너를 더없이 미워하는 것은 네가 나를 끌어당기기만 했지. 나를 붙들어놓을 만큼 강하지 않기 때문이야."
남자의 행복은 '나는 원한다'는 데 있다. 여자의 행복은‘그가 원한다'는 데 있다.
"보라. 방금 이 세계가 완성되었다!" 완전한 사랑으로 동하면서 모든 여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그러므로 여자는 순종을 통해서 자신의 표면의 깊이를 발견해야만 한다. 표면은 여자의 마음이며. 얕은 물 위에서 격렬하게 요동치는 살갗이다.
제1부 늙은 여자와 젊은 여자에 대하여 114-115p
요즘 사람들이 보면 니체를 여성혐오자라 비난할 거다. 하지만 나는 그의 말을 충분히 공감한다. 남녀가 다르기에 생기는 것이다. 이걸 곡해하면 여성을 혐오하는 말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강력한 끌림을 느끼는 남자 앞에서 여자는 무력해진다. 모든 걸 다 주고 싶다. 이성보다는 직관적인 감정이 앞으로 튀어나온다. 사랑에 빠지면 사회화에 필요한 이성이 중요하겠는가.
그냥 다 내어주고 싶은 사람이다. 다른 강력한 사람이 나타나면 그에게 같은 행동을 한다. 그게 남자와 다르다는 점이다.
그곳에서 나는 또한 초인이라는 말을 길 가다 주웠으며,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그 어떤 존재라는 것을 알았다.
그곳에서 인간은 다리일 뿐 목적이 아니고, 새로운 아침 놀에 이르는 길로서 행복에 겨워 자신의 정오와 저녁을 찬양한다는 것을 알았다.
제3부 낡은 서판과 새로운 서판에 대하여 351p
토리노에서 마주한 말을 보고 헷가닥 한 니체가 생각난다. 마차를 끌던 말에게서 초인을 마주한 것일까. 어떤 이는 이 일을 두고 니체가 정신병이 왔다고 말하고, 다른 이는 종교적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예수를 느낀 것이 아니냐고. 이어령 선생이 그랬다. 니체가 채찍을 맞는 말을 보며 예수의 박해당하는 장면이 겹쳐보인 것은 아니냐는 것이다.
예수가 아닌 나는 초인을 본 것이라 말하고 싶다. 그저 과정인 인간이 말이 된 것이다. 환생을 통해 자신의 업보를 이어서 수행하는 것이지 않을까? 초인으로 향하기 위한. 그저 마차를 끌고 마부의 채찍을 맞으면서도 반항하지 않고 달리는 것이 초인으로 나가기 위한 한 인간의 발버둥이었을 지 모른다.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대 방랑자여," 하고 그가 말했다. "길을 잃고 헤매는 자, 찾고 있는 자, 이곳에서 여차 하면 해를 입게 될 늙은이를 도와다오!
여기 이 세계는 낯설고도 머나먼 곳이다. 게다가 야수들이 울부짖는 소리도 들었다. 그리고 나를 보호해 줄 수 있 는 사람도 이미 살아 있지 않다.
나는 최후의 경건한 사람, 홀로 숲 속에 살면서 오늘날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다 알고 있는 일에 대해 아무것도 듣지 못한 성자이면서 은둔자인 사람을 찾고 있었다."
그러자 차라투스트라가 물었다. "오늘날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다 알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일찍이 세상 사람들 모두가 믿었던 늙은 신이 이제 더 이상 살아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함인가?"
그러자 늙은이가 침울하게 대답했다. "그대의 말 그대로다. 나는 이 늙은 신에게 그 마지막 임종까지 봉사했다.
내가 바로 신을 부정하는 차라투스트라다. '내가 기꺼이 그 가르침을 받아들일 만큼 나보다 더 신을 부정하는 자는 누구인가? 라고 묻는 차라투스트라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그러고는 그의 눈길로 늙은 교황의 사상과 그 사상의 바닥을 꿰뚫어 보았다. 마침내 교황이 말문을 열었다.
"신을 가장 많이 사랑하고 소유했던 자. 그자야말로 이제는 신을 가장 많이 잃어버렸다. 보라, 우리 둘 중에서 이제 나 자신이 더욱더 신을 부정하는 자가 아닐까? 하지만 누가 그것을 기뻐하겠는가!" 깊은 침묵 후에 차라투스트라가 생각에 잠긴 채 물었다.
"마지막까지 신에게 봉사했으므로 그대는 그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있을 테지? 동정심이 그의 목을 졸라 죽였다고들 하던데 그게 사실인가?
그 인간이 십자가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견딜 수 없었고, 그래서 인간에 대한 사랑이 그의 지옥이 되고. 결국은 그의 죽음이 되었다는 게 사실이란 말인가?”
제4부 일자리를 잃음 452-454p
예수의 죽음은 신의 죽음을 보여준 것일까. 부활했다고는 하나, 그 이후의 기록은 많지 않다. 자취를 감췄다. 이는 신의 부재함을 증명하는 것이 된다. 신이 인간을 위해 죽음을 택했다. 누군가를 위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신이 말이다. 그래서 신은 죽었다고 말하는 건 합리적인 발언일 수 있겠다.
마치 양자와 같은 것. 있다가도 없는, 없다가도 있는. 신의 존재는 그렇다. 이것을 받아들이기엔 무리디. 아직 우리는 회색도 품지 못한다. 중간은 없다며 정치에서 중도를 자처하는 자를 보면 박쥐라고 한다. 지능이 낮은 사람에게는 지적 장애라고 하며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했지만, 정상 범주에 가까운 경계선 지능을 위한 학습제도 시스템은 여전히 부재한다.
신의 부재를 외친 니체의 주장이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건, 여전히 신은 존재한다고 말하는 종교가 버젓이 있고 과학과 이성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의견만 있으면 그것이 의견인가? 진리에 가까운 명제가 된다. 신의 부재를 부르짖던 차라투스트라로 그 중심을 찾게 만든 것이다.
있는지 없는지. 딱 잘라 말할 수 없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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