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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길을 묻다 : 지혜 / 우린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적당히 모난 사람이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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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을 읽기 전 참고 사항​​​​

​​​​- 개인적인 후기일 뿐,

독서 전 반드시 참고할 건 아니니

가볍게 읽기를 바란다. ​​​​​​

​-책의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길을 묻다

: 지혜

지은이 : 이어령

그린이 : 이성표 (그림)

펴낸 곳. : 시공미디어

펴낸 날 : 2012-12-21

한국말에는 참으로 많은 결이 있습니다.

나무에는 나뭇결

물에는 물결

사람의 살에는 살결이 있지요.

머리에도 머릿결이 있고

눈에도 눈결이 있고

마음에도 마음결이 있지요.

종이를 찢어 보세요.

결을 따르지 않으면

마음대로 찢기지 않습니다.

옥을 갈 때에도 결을 거스르면

다른 돌과 다름없이

빚이 나지 않습니다.

생각하고 행동할 때마다

결부터 찾아가세요.

꿈결을 따라 마음의 결,

삶의 결을 따라가면

땅이 보이고

하늘이 보이고

세상이 한결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모든 것에는 결이 있어요.32-36p

 

 

80초 생각나누기 시리즈 도서들은 어른이들을 위한 책이다. 두꺼운 책을 읽기는 부담되고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사람들에겐 제격이다. 그림과 적당한 분량의 산문. 그렇다고 어렵지 않다. 가볍게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주는 느낌이다.

어린 아이에게 읽어주기엔 그들이 생각하기엔 살짝 부담스럽다. 초등학생 고학년 정도 되어서 읽는다면 나쁘지 않을듯 싶다.

결. 우리말이다. 결이 붙으면 말이 감각적으로 변한다. 물에서 결을 붙이면 물결. “물결이 일다”와 같이 우리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저마다 결이 있다. 사람도, 삶도. 우리는 그걸 상상하며 살아가면 행복한 분위기를 만들어갈 수 있을 거다. 감각적으로 만들어주는 단어 결. 우리 마음에도 결이란 걸 붙여서 세상을 상상하고 느낄 수 있도록 밝은 마음이 흐르도록.

 

오늘날에도 콩 세 알에 담긴 마음을 이어 나가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중 하나의 이론이 바로 ‘자연자본주의'지요. 자연과 자본주의는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말이죠. 쉽게 말하면 돈이나 산업과 같은 것을 자본으로 하여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물• 바람 • 태양 그리고 자연의 모든 생태계를 자본 삼아서 재생산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자본주의로 바꿔가자는 것이지요. 지금처럼 쓰레기를 배출하는 생산이 아니라 계속 순환하면서 재생산하는 자연의 힘을 토대로 한 것이므로 지속가능한 경제 생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폴 호큰(Paul Hawken)과 에이머리 로빈스(Amory B Lovins), 헌터 로빈스(L. Hunter Lovins)가 공동 저술한 「자연자본주의(Natunal Capitalism)를 참고 하세요.

콩 세 알 / 콩 세 알에 담긴 자연자본주의 50p

 

 

어제와 오늘의 우리말은 지켜왔는데

어째서 내일을 뜻하는 말은 한자말에 먹히고 말았을까.

우리 민족의 내일을 빼앗기기나 잃어버린 것 같아

한숨이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걱정마세요.

조금만 더 생각해 봐요.

왜냐하면 우리에겐

내일보다 더 먼 '모레'라는 말, 글피'라는 말,

그리고 그보다 더 먼 '그글피'라는 말까지

있잖아요.

중국말, 일본말에도 그글피라는 말은 찾아볼 수 없어요.

영어로 한번 그글피를 써 보세요.

"Three days after tomorrow“

어때요. 참으로 복잡합니다.

단어가 아니라 문구로 나타낼 수밖에 없어요

먼 미래 58p

 

 

내일보다 더 먼 날을 생각하는 것. 인류는 내일보다 더 먼 미래를 내다볼 줄 알았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

전망하고 상상하는 능력은 인류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을 제공해주었다. 집단화를 이루어 머리를 맞대고 다음을 생각하는 일을 조직적으로 수행하게 된 것이다.

\

둥글게 살면 원만하다고 하지만

자기주장이 없고

자기주장만 하면

모가 나서 세상을 살아가기 힘듭니다.

네모난 연필도 아닙니다.

둥근 연필도 아닙니다.

여섯 모난 연필로

나의 인생을 써 가십시오.

여섯 모난 연필을 쥐고 217p

 

 

적당히 모나면서 살아야 한다. 정맞지 않을 만큼만. 우리 사회는 모날 수록 정을 세게 맞는다. 어느 나라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유독 주변의 시선을 신경쓰는 우리나라 만큼 심하지 않은 곳은 없다.

내 개성은 내가 살려야 한다. 내 매력을 온전히 지켜낼 때 적당히 모날 수 있다. 생각하고 말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그걸 잘 지켜낼 수 있을 때 매력적인 사람이 된다.

한국말에서는 나와 '우리'를

잘 구별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내 마누라'라고 할 때에도

'우리 마누라'라고 하잖아요.

영어로 'Our wife'라고 해 보세요.

당신 아내는 남편이 몇이나 되느냐고 물을 겁니다.

우리는 '우리 집, '우리 학교'라고 하는데,

영어권에서는 꼭 '나의 집(My home),

'나의 학교(My school)'라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한국말로 '우리 학교'라고 할 때에는

은연중에 '나의 학교'란 뜻도 들어 있다는 거지요.

'마이 스쿨(my school) 이라고 나의 개체만을 내세우는 개인주의 사회도 문제지만, 아워 스쿨(Our school) 처럼 집단만을 앞세우는 전체주의 사회에도 문제가 많아요.

우리라는 말 237p

 

 

“우리” 나와 너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녹아들어 있는 단어다. 때에 따라 적절히 사용할 때 우리는 그 안에서 정이 피어오르는 걸 느낄 수 있다. 점점 My를 찾고 있는 시대가 되어 가고 있다. 마냥 좋은 건 아니다. 나를 찾으면서도 우리를 그릴 수 있어야 된다. 때문에 적당히 모난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맞물리며 조화를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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