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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죽은 자가 말할 때 : 법의학이 밝혀낸 삶의 마지막 순간들 | 부자연스러운 죽음에는 죽은 자가 말을 남겨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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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을 읽기 전 참고 사항​

​​- 개인적인 후기일 뿐,

독서 전 반드시 참고할 건 아니니

가볍게 읽기를 바란다. ​​​

-책의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죽은 자가 말할 때

: 법의학이 밝혀낸 삶의 마지막 순간들

지은이 : 클라아스 부쉬만

번역 : 박은결

출판사 : 웨일북(whalebooks)

출판일 : 2021년 11월 15일

 

 

 

 

살아 있는 자들이 무언가를 숨기려고 하면, 죽은 자들이 입을 연다.

- 클라아스 부쉬만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해독하는 것이 법의학자들의 임무이다. “죽은 자는 말을 하지 않는다” 이 관용구는 자주 사용되곤 했다. 하지만 억울한 죽음은 말을 한다. 억울하게 죽은 자는 몸의 흔적으로 말을 하고 법의학자는 그 말을 알아내기 위해 시신을 살피고 부검을 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흥미롭다. 2018년 크게 히트친 일본 드라마 “언내츄럴”이 떠오른다. 누군가의 죽음, 특히 자연스럽지 못한 죽음은 그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경찰과 협업하여 전후 사정을 파악하는 일은 멋있는 일이다. 이 드라마를 본 적이 있다면, 책이 더 재밌게 읽힐 것이라 생각한다.

 

무직인 한 남자가 자신의 여자친구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던 상황. 다른 이들이 자신의 여자친구를 매력적으로 볼까봐 조금 추하게 만들고자 하는, 다소 변명스러운 이유로 연료용 알코올을 자고 있는 여자친구에게 붓고 불을 붙인 뒤 도망갔다. 남자를 쫓아가다 계단으로 굴렀고 이웃이 큰 소리를 듣고 내려와 불을 꺼주었지만 여자는 사망했다.

온몸에 불이 붙은 모습을 본 이웃주민은 무서웠으나 집으로 다시 올라가 이불을 다시 가지고 와서 그녀를 도와주었다. 그녀는 오래 버티지 못하고 정신을 잃고 목숨이 끊어졌다. 목격자의 진술과 시신의 상태를 종합하여 저자는 결론을 도출했다.

어떻게 죽게 되었는지 그녀의 시신 상태가 말을 해주었다.

알코올 중독을 앓고 있는 노숙자에게 무차별 폭행으로 사망한 일. 그들을 초대해 함께 술을 마셨던 것이 화근이었다. 폭력은 아주 일차원적인 쾌락을 느낄 수 있는 행위다. 상대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며 즐기는 반사회적 행동이다. 술을 마신 채로 일차원적인 쾌락까지 느끼니 행복한 것이다. 누군가가 죽는지도 모른채.

죽은 뒤에도 그들은 파티를 즐겼다. 시신을 발코니에 옮겨놓고 담요와 쿠션으로 덮어놓은채.

 
 

모든 죽음을 명확하게 밝혀낼 수 있을까? 3000명의 시신을 부검한 클라아스 부쉬만에게도 해결하지 못한 사건이 있었다. 법의학자는 사건이 모두 끝난 뒤의 상황을 확인한다. 특히 시신을 통해서 말이다.

직장 동료이자 전처와의 관계를 끝내지 않은 남자와 불륜을 저지르던 한 여자. 약혼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남자를 만났다. 그와 만날 때 집에는 세미나를 간다고 말을 해두고 나왔다. 그리고 그와 사적인 파티를 했다. 이른 아침까지 지속되었던 파티. 그녀는 화장실에서 구토를 한 뒤 침대로 돌아와 침대 옆 바닥에 누워 잠을 청했다. 몇 시간 뒤 그녀는 깨어나지 못했다. 그녀의 체내 혈중 알콜이 12%로 검출되었다.

혈중 알콜 농도는 어느 순간 고정된다. 높게 나타나는 사례는 흔치 않다. 6%까지 나타난 사례를 저자는 알고 있었다. 그래봤자 그것도 논문에서 확인했던 것이다. 코카인과 함께 마셨다고 하더라도 의학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며, 만약 그 둘이 변태적인 성향을 가져 직장으로 알코올이 들어갔다 하더라도 높은 수치를 기록할 수가 없다.

그녀의 사인은 명확히 해결되지 않은 채 유미즙 흡입으로 인한 질식으로, 외인사한 것으로 결론을 지었다.

부정교합으로 인해 양악수술을 하게 된 한 여성. 수술을 한 뒤에는 밥을 제대로 먹을 수 없다. 얼굴 전체가 감싸져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미음형태와 주스로 끼니를 챙겨야 한다. 얼굴 신경을 건드리는 일이기 때문에 그렇다.

우리 얼굴에는 뇌신경이 많이 모여있다. 후각신경, 시신경, 동안 신경, 활차신경, 삼차신경.. 미주신경 등등 위험한 수술이기도 하다.

그녀는 수술 후에 깨어났지만 오후가 되자 숨을 잘 못쉬기 시작했고 구강 내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흡입 카테터를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어떠한 문제가 있었는지 심정지가 왔고 그녀는 사망했다.

호흡튜브가 잘못 삽입되었고 호흡이 올바르게 공급되지 못했다. 부검 전 시신의 상태도 크게 부풀어져 있었다. 잘못된 대처로 인해 사망하게 된 것이다. 기관 내 삽관의 방법도 있으나 이는 절개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의 심미적인 부분을 고려해서 실시하지 않았다. 부정교합 수술도 그런 이유에서 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먹을 것과 게임으로 유혹해 자신의 집으로 불러들이고 성추행을 저지른 이를 두 차례 칼로 찌른 소년. 같은 내용의 전과가 있는 아동 성추행범이 계속해서 그런 일을 저지른다는 것이 매우 불쾌하고 혐오스러웠다. 분노에 휩싸여 그를 우발적으로 오른쪽 날개뼈 부분에 한 번 왼쪽 등허리에 한번 자상을 남겼다.

가해자와 피해자. 여기서는 그 관계가 다른 의미로 복잡해졌다. 이렇듯 부자연스러운 죽음의 이유는 저마다 그 사연이 있다.

 

총평

술술 읽히는 책이다. 의학에 관심이 있어서 그럴 지도 모른다. 간단한 의학 지식이 있다면 더욱 재밌고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느낄 수 있다. 언내츄럴 드라마를 본 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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