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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플라톤의 국가 | 올바름, 통치자의 조건, 군인양성 교육, 국가가 갖춰야할 것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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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을 읽기 전 참고 사항​

​​- 개인적인 후기일 뿐,

독서 전 반드시 참고할 건 아니니

가볍게 읽기를 바란다. ​​​​

-책의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플라톤의 국가

지은이 : 플라톤

번역 : 최광열

출판사 : 아름다운날

출판일 : 2014년 11월 12일

 

 

 

 

 

 

1권 올바름에 대해 이야기 한다. 케팔로스와 폴레마르코스 트라시마코스와 논쟁을 벌이는데, 소크라테스는 꼬리물고 늘어지는 말장난 식으로 논박한다. 이 대목은 사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케팔로스는 올바름을 거짓을 말하지 않고 빚지지 않고 사는 것이라 보았고 재산 덕분이라 말했다. 폴레마르코스는 각자에게 갚을 것을 갚는 것이 올바름이라 말했고 트라시마코스는 강자의 이익을 올바름이라 주장하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고 보았다.

저마다 올바름에 대한 생각을 밝히는데 소크라테스는 그런 말은 일절 없고 이 세 인물의 주장에 꼬리 무는 식으로 말장난 하듯 주장의 힘을 무너뜨린다. 이것이 토론이라고 하나, 개인적으로 좋게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의견 없이 상대의 주장만 무력화시키는 것이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1권에서 논쟁한 올바름에 대해 글라우콘은 2권에서 소크라테스의 의견을 묻지만 소크라테스는 나라의 올바름 부터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고 한 걸음 뒤로 내뺀다. 모호한 태도로는 전문가다. 자급자족하며 살 수 없어 인간은 모여 살기 시작한 것이고 이 때문에 수많은 직업이 필요하다고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외적을 막을 수 있는 수호자라는 직업이라고 보았다.

수호자는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지혜와 기개를 사랑하는 성향을 지녀야 한다고 했다. 3권에서 등장하는 음악과 체육 교육의 중요성을 보면 이해가 된다. 그래서 수호자의 교육으로 음악과 체육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음악은 지혜를 길러주고 체육은 용기와 기개를 심어준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수호자는 적과 나를 구분할 줄 알고 적에 대해서는 용감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외적을 맞서야하는 수호자는 지혜와 용맹 두 가지를 갖춰야 한다.

 

3권에서는 음악과 체육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나눈다. 체육은 용기와 기개를 안겨주지만 거칠어진 인재가 만들어질 수 있고 음악은 지혜와 차분함을 안겨주지만 용기가 길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예체능의 교육은 분명 필요하다. 이 점을 오래전 파악한 소크라테스의 생각은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6세 미만 아이들에게 피아노 교육한 경우 성악이나 연극을 배운 아이보다 학습능력이 좋아졌다는 셀렌버그의 연구결과도 있다*

*E. G. Schellenberg (2004). ‘Music Lessons Enhance IQ’. Pshychological Science, 15, pages 511-14.

 

 

 

 

 

 

 

 

 

 

 

 

5권에서 소크라테스는 처자식을 공유하는 사회에 대해 논의했다. 철인정치를 제안했다. 최선의 남자와 최선의 여자는 훌륭한 일을 위해서 삶을 나아가야 하고 다른 것은 모두 배제해야 한다 말했다. 최선의 남자는 국가를 위해 훌륭한 일을 한 만큼 최선의 여자와 더 많은 관계만을 허락할 수 있게 국가는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그렇게 생겨난 아이는 누가 부모인지 모르게 하고 공유의 형태로 양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극단적 사회주의를 꿈꾸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혈통의 이야기로 주장을 뒷받침하는데 자칫하면 나치즘으로 빠질 수 있다. 읽을 때 주의해야 한다.

한국전쟁을 겪은 세대들은 무엇을 위해 젊음을 희생하고 전장에 뛰어들었을까. 지킬 것을 위해서였다. 가족, 사랑하는 아내, 자식을 위해서. 가족은 그런 존재다. 지키고 싶고 그걸 위해서 무엇이든 어떤 것이든 자신의 몸을 내던질 수 있다. 이건 소크라테스가 가진 시대적 한계라고 보는 것이 맞겠다.

인류는 정주형 생활을 하게 되면서 소유의 개념을 알았고 그 덕에 기하급수적으로 생활이 윤택해졌다. 성장의 근간은 소유다. 훌륭한 일을 하기 위해서 공유사회가 아닌 소유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는 자유사회가 필요하다. 국가 주도하에 이뤄지는 반도체 산업에 투입되는 인력은 국가에 이바지하는 일이기 때문에 모든 가치를 배제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지적이고 아름다운 여성과의 성적 관계만을 허락해야 한다. 그런 이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별해야만 하며, 어떠한 근거로 성관계를 맺게 해야 하는 것일까. 이 논의는 한계가 극명한 부분이었다. 소크라테스라고 해도 시대적 흐름이란 큰틀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던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철인 정치 실현을 위해 처자식을 공유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 소크라테스는 10세 미만의 아이들은 모두 시골로 보내 부모의 기질을 따라가지 않도록 국가의 법률 하에 자라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모의 자질이 없는 이들이 자녀들을 양육하는 것보다 어쩌면 국가가 돌보는 방향이 더 나을 수도 있을 지 모르겠다. 이 점은 오늘날 현 사태에 빗대어 보면 그리 틀린 말은 아닐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당시 시대상으로 볼 때는 조금 지나친 생각이라고 본다.

9권을 살펴보면 소크라테스는 세 계급으로 사람을 나누듯 사람의 영혼도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보았다. 첫째는 배움을 주는 성향, 둘째는 격노를 불러일으키는 성향이며, 셋째는 욕구와 관련된 성향으로 생각했다.

세 번째는 돈을 좋아하는 성향이라고도 보았다. 이득을 탐하는 성향인 것이다. 장사꾼 기질을 가진 이로 이해할 수 있겠다. 두 번째 격노를 불러일으키는 성향은 승리와 명예를 좋아하는 것으로 전쟁을 사랑하는 전사적 기질을 가진 이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첫 번째 성향은 진리와 배움 그리고 지혜를 사랑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철학자로 사는 이들을 지칭할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이 세 가지 유형 중에서 어떤 사람의 삶에 즐거움과 고통이 크고 작은 지를 이야기한다. 글라우콘은 소크라테스와의 논의에서 이렇게 말을 한다.

 

 

 

 

 

명예는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부자도, 용감한사람도, 지혜로운사람도말입니다. 하지만 실재에 대한 앎에서 오는 즐거움은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알려진 것입니다.
-9권 279p 글라우콘 왈

 

판단과 경험은 지혜와 추론적 사고에서 나오기 때문에 지혜와 추론적 사고를 사랑하는 사람이 찬양하는 것이 가장 진실한 것이라고 말을 덧붙인다.

지혜를 사랑하는 이의 즐거움이 가장 크고 다음으로는 용기와 기개를 사랑하는 이, 마지막으로 이득을 탐하는 성향의 사람의 순으로 즐거움의 크기가 다르다 소크라테스는 결론을 냈다.

 

쇼펜하우어는 지적수준이 태어날 때부터 나뉘어져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향락을 느끼는 것이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는데, 첫째로 먹고 마시며 성행위와 같은 일차적인 쾌락에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둘째로 레저, 달리기 등 운동을 통해 몸의 자극을 느끼며 즐거움을 얻는 사람이 있으며 마지막으로는 책을 읽고 사색을 하며, 대화를 통해 생각을 나눔으로 지적 만족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아마 쇼펜하우어가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은 소크라테스의 철학이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6권에서는 통치자의 조건에 대해 논의를 한다. 통치자는 어떤 즐거움이나 괴로움을 겪더라도 나라를 사랑하여야 하고 또 힘든 일이나 두려움 같은 모든 변화를 겪더라도 그 영혼은 변치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지 못하는 사람은 통치자에서 배제시키고 굳건한 사람을 통치자로 옹립해야 한다고 했다. 그로써 가장 엄밀한 의미의 수호자로는 철학자가 임명되어야 한다고 소크라테스는 주장했다.

(자신과 같은 사람이 통치할 자격이 있다고 본 것이다.)

과연 철학자가 통치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을까. 1권과 2권에서 보았듯 소크라테스는 올바름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히지 않고 한 걸음 물러서서 화제를 슬쩍 바꿔놓는다. 통치자는 강력한 말 한마디로 수많은 이들을 설득해야 한다. 미사여구가 긴 말은 절대로 그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음악과 이성을 고루 갖춘 사람을 말하네. 그래야만 훌륭함을 평생 유지할 수 있을 거야.
-아데이만토스 “최선의 수호자란 어떤 사람을 말씀하시는 것인지요?” 물음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답. 8권 243p 중에서

 

용맹과 기개가 빠져있다. 앞서 수호자의 교육에는 음악과 체육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음악을 통해 지혜를 기르고 체육에서 용기와 기개를 단련해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는 그 부분이 빠져있다. 소크라테스의 말이 아닌 플라톤의 말이라고 볼 수도 있다. 플라톤의 국가는 저작에 대한 논란이 있다. 스승의 사상을 담아내기 위해 자신을 빼버리고 소크라테스의 이름을 가지고 책을 쓴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 대목은 그런 생각이 들 수 있는 부분이었다.

 

 

 

 

 

 

총평

 

 

올바름, 통치자의 조건, 군인양성 교육 등 많은 이야기를 다룬다. 읽다보면 “이게 뭐지..?” 싶은 부분도 있다. 시대를 앞서가기도, 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한 내용이 있다. 소크라테스의 생각이라고 말하기에는 조심스럽다. 저작논란이 해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사상으로 국가를 바라보았는지 정도로 이해할 수는 있겠다.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라고는 말할 수는 없다. 글라우콘과 소크라테스 두 사람의 논의가 많다. 명확하게 결론짓지 않는 부분도 더러 있고 “그렇구나..” 정도로 이해하고 넘겨야 한다. 세월이 흘러 다시 읽게 되면 이런 부분도 다시 보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현재의 내가 이걸 정확하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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