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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동물농장 / 개•돼지가 될 것인가 생각있는 지성인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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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을 읽기 전 참고 사항

- 개인적인 후기일 뿐,
독서 전 반드시 참고할 건 아니니
가볍게 읽기를 바란다.

-책의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동물농장(한글판)
|  반석영한대역 시리즈 3

지은이 : 조지 오웰
출판사 : 반석출판사
출판일 : 2007년 01월 15일






여러분의 결의가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어떤 말에도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인간과 동물은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며, 한 쪽의 번영이 곧 다른 쪽의 번영이라는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마십시오. 모두 거짓말입니다. 인간은 자신 이외에는 누구의 이익도 고려하지 않습니다.

수퇘지 메이저 영감의 연설 10p 중에서..

존스가 운영하는 메이너 농장에서 늦은 밤 연설이 시작되었다. 나이 든 수퇘지 메이저가 꿈꾸었던 내용과 함께 인간을 향해 투쟁하자며 동물들에게 강하게 소리친다. 지적 능력이 높은 돼지이다보니 주변의 동물들을 강하게 응집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메이저가 얘기한 대로 인간은 자신 이외에는 누구의 이익도 고려하지 않는다. 이기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메이저 영감은 인간을 경계하고 의심하라고 강력하게 이야기 한다.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려면 인간이 하는 말을 귀담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기억해야할 것은 인간과 투쟁함에 있어 결코 그들을 닮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인간을 정복한 뒤에라도 그들의 못된 점을 답습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동물도 집에서 살거나 침대에서 자고 옷을 입으며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고 돈을 만지며 장사에 손대서도 안 됩니다. 인간의 습관은 모두 사악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떤 동물도 같은 동족을 억압해서는 안 됩니다.

수퇘지 메이저 영감의 연설 11p 중에서..

초반에만 등장하는 메이저는 이 이야기의 기둥과도 같은 존재다. 그의 연설에는 많은 것들을 시사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상대를 따라하게 된다. 하품하는 사람을 보면 자동적으로 입이 벌어진다. 거울효과다. 무리에 동화되기 위한 본능적 행위다. 답습하는 행위도 비슷하다. 밟고 넘어서야 할 상대를 보면서 그의 행위를 본의 아니게 따라하게 될 수 있다.

메이저 영감은 소설 초반에 이 점을 미리 짚고 넘어간다. 같은 동물을 억압하면 안 된다고 특히 강조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같은 동족을 괴롭히고 짓밟을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 그릇된 본능에 지배될 수 있다. 히틀러와 스탈린이 그랬듯.







제시와 블루벨이 강아지 9마리를 낳고 젖을 떼자마자 나폴레옹은 자신이 그들의 교육을 책임지겠다며 어미로부터 새끼들을 떼어갔다. 사다리로 올라갈 수 있는 다락에 격리시켜놓았다.

31p 중에서..

나폴레옹은 강아지들을 직접 교육시켜 자신의 사병으로 부리게 된다. 후에는 개들의 호위를 받으며 일주일에 한번씩 얼굴을 드러낸다. 교육에 있어 분리된 환경은 편협적 사고를 주입하고 세뇌하기 좋은 조건이다. 나폴레옹 입장에서는 새끼 강아지들을 제 입맛대로 바꿔놓을 수 있는 거다. 충성심을 다하는 노예로 만들 수 있다.










젖소들이 짜낸 우유 그리고 바람에 떨어진 사과들은 돼지들의 차지가 되었다. 머리를 쓰는 노동자로써 우유와 사과는 건강유지에 필요한 음식이라는 것이다. 자신들이 맡은 바를 다하지 못하면 존스가 다시 돌아온다며 호소한다.

32p 중에서..

이 대목에서부터 농장에 전체주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도자는 많은 이들을 이끌어야 하고 정책을 펼치며 다방면으로 활동해야 한다”는 말을 핑계삼아 모든 소유를 독차지 하겠다는 심보다. 위선자들이 많이 하는 형태의 말이다.

그러고선 이전의 일들을 다시 꺼내어 공포감을 형성한다. 과거의 일들은 모두 잘못되었고 통치자를 공포의 대상으로 프레임을 씌워 동물들을 선동한다. 전형적인 위선자의 모습이다.





8월이 되자 나폴레옹은 일요일 오후에도 일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일은 엄밀하게 자발적인 것이지만 일에 빠지는 동물은 식량 배급이 반으로 줄 것이라 했다.

53p 중에서..

이게 무슨 개소리인가. 이건 비자발적이다. 먹을 것을 가지고 협박하는 거다. 하지만 농장에서 그들의 말은 이미 동물주의 원칙에 입각한 말처럼 먹혀들어갔고 멍청한 동물들은 어떠한 저항 없이 나폴레옹의 지시에 따른다.

비판적 사고가 없는 지적능력이 낮은 동물들에겐 무의식중에 나폴레옹은 혁명을 이끌어낸 똑똑한 지도자라는 생각이 남아있는 것이다. 이익을 위해 자신들을 착취하는 노예 농장주라는 생각은 하지 못하는 거다.






혹독한 남서풍이 불고 11월이 찾아왔다. 농장이 흔들릴 정도의 강풍이 불었고 풍차의 토대가 무너졌다. 나폴레옹은 잠자코 있다가 스노우볼이 몰래 악의를 갖고 무너뜨린 것이라며 소리친다.

스노우볼과 나폴레옹은 정치적 라이벌 사이다. 이해관계가 어긋나니 프레임을 씌워 스노우볼을 정적으로 동물들을 선동한다. 존스가 농장을 떠난 뒤 농장의 내부결속을 다지기 위한 소재가 고갈되니 스노우볼이 그 대상이 된 것이다.

우유를 엎고 계란을 깨뜨린다는 소문이 퍼지고 전부 스노우볼의 만행이라고 동물들은 생각한다. 어떤 일이 생겨도 전부 스노우볼 때문이라고 보게 된다. 정치인들의 프레임 싸움에 쉽게 세뇌된 것이라 보면 된다. 교활한 나폴레옹에게 선동당한 것이다.









4일 후 오후 늦게 모든 동물들은 마당에 집결하라는 명령이 있었다. 동물들이 모두 모이자 나폴레옹이 훈장 2개를 달고 (최근에 그는 동물 영웅 일등 훈장과 동물 영웅 이등 훈장을 자신에게 수여했다.) 농가에서 나왔다.

이 대목에서는 유신헌법 통과 내용이 떠올랐다. 이는 박정희 대통령이 비판받는 이유 중 하나다. 그가 가진 과다. 자신만이 국가를 바꿀 수 있고 그래야만 한다는 마음에서 생겨난 개인의 오만이자 역사적 오류를 범한 것이다.

나폴레옹은 농장을 더욱 자신의 입맛대로 바꾸기 위해 스스로 명예를 드높인 것이다. 농장을 가꾸다보니 자신이 대단하다고 느꼈을 것이며 또 다른 동물과는 수준이 다르다는 것을 공식화 함으로 급을 나누고 싶었을 것이다.






반역을 저지른 돼지 4마리를 발치로 목을 뜯어 처형한다. 스노우볼이 명령을 듣지 말라고 했던 꿈속의 내용을 말한 암탉들까지 처형한다.

개인의 사상까지 통제하려고 드는 행위. 이는 전체주의 독재 국가에서 흔히 나타나는 일이다. 어떤 일이건 체제와 반대되는 일이라면 사상범으로 몰려 강한 처벌을 받았다.


처형으로 인해 몇몇 동물들은 칠계명중 6번째인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라는 조항이 있었던 걸 기억하고 있다 생각한다. 계명에는 “어떤 동물도 이유 없이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고 적혀있었다. 동물들은 기억에 없는 단어였지만 이번 처형이 계명에 위배되는 일이 아니라고 알게 되었다.  

유신헌법 개정 통과가 떠오르지 않는가? 자신의 입맛에 맞게 법까지 수정하는 부분. 깨어있지 못한 동물들, 혹은 저항할 힘이 없는 소시민들은 별일 아닌듯 넘겨버린다. 저항하게 되는 순간 사상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공포에 사로잡혀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가을에 암퇘지 네 마리가 거의 동시에 새끼를 낳았는데 그 수가 31마리였다. 그 새끼 돼지들은 점박이로 나폴레옹이 농장에서 유일한 수퇘지였기 때문에 아비가 누구인지는 추측이 가능했다.

•••••

돼지와 다른 동물이 길에서 마주치면 다른 동물이 길을 비켜야 한다는 것과 모든 돼지는 계급을 막론하고 일요일이면 꼬리에 녹색 리본을 매달 수 있는 특권을 갖는다는 것이었다.

위선 그 자체다. 동물주의를 주장하던 이는 어느새 돼지주의가 되었다. 귀족화가 진행되는 것이다. 존스의 메이너 농장 시절 왕권을 비판하고 무너뜨리자고 제창하던 때는 전부 사라졌다. 답습하면 안 된다고 말했던 메이저 영감의 말은 현실이 되었다. 기득권을 쥐고 놓지 않았다.






나폴레옹 자신이 지금 처음으로 “동물농장”이라는 이름이 폐지되었음을 발표하는 것이니까. 이제부터 이 농장은 “메이너 농장”으로 알려질 것이며 이 이름이 자기 생각에는 원래의 정확한 이름이라는 것이었다.

“여러분, 좀 전과 똑같이 여러분과 건배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형식은 좀 다릅니다. 잔을 가득 채우십시오. 여러분, 건배합시다!

메이너 농장의 번영을 위하여!"

118p 중에서..

결국은 원래대로 돌아왔다. 인간이 운영하던 시절의 농장과 현재의 농장의 모습은 달라졌다고 보는 것이 맞을까. 기득권 유지가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니 과거의 이름을 다시 사용하면서 자신의 권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왕국으로 회귀함으로 왕이 되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총평

이 책을 관통하는 하나의 말이 떠올랐다.

"파시즘이 남긴 최악의 유산은
파시즘과 싸운 자들의 내면에
파시즘을 남기고 사라진다는 것"

- 베르톨트 브레히트 (Bertolt Brecht)


수퇘지 메이저 영감이 한 연설에서부터 나폴레옹이 여태껏 벌인 짓을 보면 모두 이 한 마디로 설명이 된다. 결국 인간 존스가 운영했던 농장의 이름으로 돌아온다. 권력을 분산시키지 않으면 지배와 피지배 계급은 분명 존재할 수밖에 없고, 그 안에서 동족을 수탈하고 괴롭히는 일까지 서슴없이 자행될 수 있다.

욕심 때문에 스노우볼을 정적으로 몰아세워 내쫓았고, 농장을 위해 모든 걸 바쳤던 복서를 폐마 도축업자에게 보내버렸다. 투쟁을 위해 함께 했던 동물들이었는데 말이다. 동물주의 원칙을 내세웠으나 결과는 ‘돼지주의’가 되어버렸다.

지적 능력이 낮은 양들과 다른 동물들은 스퀼러의 세뇌작업에 쉽게 선동당하고 정당한 대가도 없이 노동에 가담된다. 모두가 잘 살자라는 명목 아래 뒤에서는 호박씨를 열심히 까던 나폴레옹과 스퀼러는 인간의 위선적인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위해주는 척하는 이들은 모두 위선적인 모습이 가득하다. 임대차 3법 통과되기 전에 전세금을 2억이나 올려받고선 세입자를 위해 전세금을 올릴 수 없도록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던 국회의원을 보면 나폴레옹, 스퀼러와 다를 것 없는 쓰레기다. 위선은 보이지 말아야 한다. 돈을 좋아하고 돈도 많으면서 가난한 행세를 하고 다니며 가난한 이의 편에 서겠다고 말하는 위선자들은 모두 안락사가 필요하다. 나폴레옹과 스퀼러도 안락사가 진행되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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