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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일생일문 : 단 한 번의 삶, 단 하나의 질문 | 내 삶에 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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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을 읽기 전 참고 사항​

​​- 개인적인 후기일 뿐,
독서 전 반드시 참고할 건 아니니
가볍게 읽기를 바란다. ​​​​

-책의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일생일문
: 단 한 번의 삶, 단 하나의 질문

지은이 : 최태성
출판사 : 생각정원
출판일 : 2021년 11월 10일






역사 속 인물을 통해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노론을 포용하고 나아가 더 나은 국가를 만들기 위해 애쓴 정조, 출신보다 능력중심으로 인재를 채용했던 똑똑한 리더. 정약용을 등용해 그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군신관계가 아닌 벗과 같은 사이가 된다. 복수에 눈이 멀어 노론의 인물들을 숙청하려 했다면 현재 수원화성의 모습은 없었을 것이고 우리는 정약용이라는 인물도 평생 모르고 살았을 거다.

이 책은 4부로 나누어 각 부별로 5가지 세부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삶의 끝에서 나는 어떤 말을 남길 것인지, 나의 때는 언제인지, 희망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변화는 어디서 시작되는 지 등 살면서 한번쯤은 되뇌었던 질문들에 역사 속 인물은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이야기한다.










이황 선생은 증손자를 얻게 되는 큰 기쁜 일이 생겼는데, 이때 손자가 여종을 보내달라고 한다. 다시 임신하게 되면서 모유가 끊겨 증손자가 잦은 병치레를 했던 이유였던 것이다. 자신 아래서 아이를 낳은 지 얼마 안 된 여종을 아이 없이 혼자 보내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했던 이황 선생, 손자에게 꾸짖는 편지를 보냈다.


“남의 자식을 죽여 자기 자식을 살리는 것은 매우 옳지 않다.”

꼭 보내야 한다면 여종의 아이와 함께 여종을 보내 아이를 함께 키우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민이었던 노비를 보며 이황은 계급보다 인간으로 우선 생각했던 것이다. 당시 시대상을 고려했을 때 이는 보기 드문 일이다. 철학자 장 폴 샤르트르는 개인은 시대에 좌우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황은 시대 흐름에 흔들리던 사람이 아니었다. 사람으로써 노비를 배려하고 생각한 태도는 우리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이야기다.











을사오적의 처형을 요구하는 상소를 올렸으나 이루어지지 못하고 대한매일신보에 자신의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은 민영환. 아무 것도 모르는 백성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자신의 뜻을 남긴 그를 통해 우리는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해 조금은 생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목숨을 내놓을 만큼 자신의 모든 것보다 더 큰 무언가를 가슴 속에 품었던 사람, 우리는 과연 그처럼 할 수 있을까. 나보다, 내가 가진 그 무엇보다 더 큰 어떤 걸 마음 속에 담고 살아갈 수 있을까.








박병선 박사에게는 가슴이 뛰는 무언가를 갖고 있었다. 우리 문화재가 우리 땅에 돌아와야 하는 것. 그 하나로 한평생을 프랑스 도서관에서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머무르며 문화재 반환에 온마음을 다했다. 밥도 제대로 먹지 않고 책에 파묻혀 살았다.

“조국을 위한 일”이라는 조금 추상적인 문장이 아닌 “우리 문화재는 우리의 손으로 돌아와야 한다.” 그 가치를 우리 모두가 알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그런 구체적인 말이 그녀에게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것이 그녀의 가슴을 뛰게 했고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을 것이다.

꼭 거창한 일이 아니어도 좋다. 우리는 어떤 마음을 갖고 살았는가를 돌이켜보면 그들의 삶은 앞으로 나아가야할 이정표가 되어주는 듯 하다.











일본인으로 살고자 했던 한 남자, 그러나 일본인으로 살 수 없었다. 그 시대에는 일본인으로 사는 것이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궁핍함 없이 살 수 있었다.




“일본인으로 변신하면 얼마간의 고통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이 역시 고통이었다.”

잘 살고자 일본인의 양자가 되어 기노시타 쇼조로 살려 했던 청년은 “조선인은 조선인으로 행세하지 않으면 거짓이다” 라며 천황에게 폭탄을 던지는 이봉창이 되었다. 이방인으로 살 수 없었던 그때, 조선인으로 살고자 했던 확신을 느끼고 영원한 쾌락을 위해 이봉창이란 이름을 갖고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저는 영원한 쾌락을 얻고자 이 길을 떠나는 겁니다. 우리 모두 기쁜 얼굴로 사진을 찍읍시다.”


어떤 이는 먹고 마시고 취하며 성관계 등 육체적 쾌락에 행복을 느끼는 이가 있다. 또 다른 이는 운동, 승부와 같은 것에 쾌락을 느낀다. 책을 읽고 생각하며 이야기를 함으로 만족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제각기 향락을 통해 만족을 느끼는 그 수단이 다르다. 이봉창에게는 독립운동, 먼 훗날의 언젠가를 꿈꾸며 그 날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조선인으로서 꿈꿀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아주 큰 향락이었던 것이다.





총평

400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이지만 위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역사 속 인물들의 사진들과 명언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 그 분량은 그리 길지 않다. 글이 담긴 분량은 250페이지 정도 되는 듯 보인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렇다고 내용이 가볍지는 않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돌이켜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는 시간 동안은 위인의 삶을 통해 자기반성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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