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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1984 |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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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을 읽기 전 참고 사항​

​​- 개인적인 후기일 뿐,
독서 전 반드시 참고할 건 아니니
가볍게 읽기를 바란다. ​


-책의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1984
: 세계문학전집 77

지은이 : 조지 오웰
번역 : 정회성
출판사 : 민음사
출판일 : 2007년 03월 30일




감시 속에 살아간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1984는 전체주의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주인공인 윈스턴 스미스는 오세아니아에 거주하고 있다. 정치 통제 기구인 당에서는 빅 브라더라는 허구 인물을 앞세워 독재 권력을 강화한다. 독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텔레스크린, 마이크로폰, 사상경찰, 헬리콥터 등 당원들의 사생활을 철저히 감시한다.


윈스턴은 당 내에서 기록들을 조작하는 일을 맡았다. 과거는 그렇게 바뀌었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조작된 기록이 사실로 저장되었다. 오로지 윈스턴의 기억에만 사실이 존재한다. 윈스턴은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본인이 겪었던 사실들을 담았다. 빅 브라더를 향한 소심한 저항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거의 모든 여자들을 싫어했다. 당에 충성하거나 당의 슬로건을 무조건 적으로 신봉하는 이들을 보면 대부분 젊은 여자들이었다. 그런 그가 줄리아를 만나고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이성 간의 관계는 역겨운 것처럼 당원들을 세뇌하고 오로지 부부끼리만 가능했다. 당에 이바지할 아이를 낳기 위한 행위였다. 당에 충성하고 신봉하는 이들에겐 부부간의 관계는 불쾌한 것이면서도 당을 위해 아이를 가져야 하는 의무행위였다.


윈스턴의 아내는 그런 사람이었다. 아이를 갖기 위해 주기적으로 관계를 맺었다. 그 상황만 되면 굳은 표정과 자세로 윈스턴에게 어쩔 수 없는 듯한 뉘앙스로 몸을 내줬다. 윈스턴은 아내를 보며 뭔지 모를 짜증과 불쾌감을 느꼈다.







아이가 생기지 않게 되어 둘은 별거하게 되었다. 당에서는 이혼을 허락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이가 없으면 별거는 용인되었다. 윈스턴은 그렇게 여성과는 어떤 접촉도 없이 오랜 시간을 지나왔다. 줄리아를 만나기 전까지는 일기를 쓰며 당에 대해 소심하게 반항하기만 했다.


줄리아는 다친 팔을 한 채로 윈스턴 앞에서 넘어진다. 윈스턴에게 살포시 쪽지를 건네고 이를 기점으로 둘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윈스턴은 그녀를 처음에 사상경찰과 엮인 여느 여자와 똑같은 당에 충성하는 당원으로 보았다. 그녀의 행색이 딱 그랬기 때문이다. 그녀가 준 쪽지를 펼쳐보기 전까지 그런 상념에 빠져있었다.








쪽지를 펼쳐보니 자신을 사랑한다는 문구를 발견하고 그녀와의 밀회를 약속한다. 텔레스크린을 피해 시골에서 만남이 이뤄진다. 갔던 길 돌아가는 길 모두 다르게 경로를 정해놓고 종종 둘은 만남을 가지곤 했다. 그러던 중 채링턴이라는 노인에게서 방을 빌렸고 그 안에서 줄리아와 윈스턴은 행복한 날들을 보낸다.


당 내 반대세력인 골드스타인과 연계되어있다는 오브라이언을 찾아가 당을 전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선언을 한다. 그에게서 책을 전달받고 그 내용을 읽으며 2층 방에서 나른한 시간을 보내던 중 체포된다. 방을 빌려준 채링턴은 노인의 모습에서 젊은 남성으로 변했다. 이 모두 당의 체제 유지를 위해 심어둔 함정이었던 것이었다.








윈스턴은 모진 고문과 세뇌 끝에 당에 순응하게 된다. 줄리아 역시 체포되어 모진 고문을 당했고, 3월 어느 날 서로를 우연히 마주친다. 몰라볼 정도로 달라진 줄리아. 윈스턴 역시 많이 달라졌다. 모든 것이 전과 같을 수 없다는 말만 하고 서로는 그렇게 각자 걸어갔다. 윈스턴은 모든 일들을 순순히 고백하고 머리에 총을 맞고 쓰러진다. 그리고 빅 브라더의 얼굴을 보며 투쟁이 끝난다.






총평

3부 파트는 생각할 거리가 많은 부분이다. 오브라이언과 윈스턴의 대화는 이 소설의 하이라이트라고 말할 수도 있다.

과거를 조작하고 그걸 다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겨 결국에는 당에 온전히 충성하게 만드는 순수 그 자체인 권력을 만들겠다는 꿈에 대해 오브라이언은 장황하게 설명한다. 그런 그의 말에 윈스턴은 이렇게 말했다.


공포와 증오와 잔인성 위에 문명을 세운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건 결코 지탱될 수 없습니다.

371p 오브라이언과의 대화 중에서 윈스턴 曰



극단적인 전체주의를 꼬집는 부분이다.




오세아니아는 개인을 강하게 통제한다. 그런 분위기가 당연한 것을 넘어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상황에 이른다. 파슨스의 딸은 자신의 아빠의 잠꼬대를 듣고 사상범으로 고발한다. 파슨스는 그런 자신의 딸을 대견스러워 한다.


단체로 미쳐있는 이 상황에 윈스턴과 줄리아만 제정신을 가졌으나 오히려 이 둘이 미친 사람이 되었다. 반항아였던 둘은 모진 고문 끝에 결국 진짜 미친 사람이 되어버렸다.

이 상황이 지난 날의 모습이 아니다. 어쩌면 다가올 우리의 모습일 수 있다. 텔레스크린, 마이크로폰까지 개인을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은 현재 너무나 잘 갖춰져있다. 개인 기기까지 해킹할 수 있다면, 더욱 밀착스러운 감시가 가능해진 시대가 되었다. 노트북 카메라를 해킹하는 사례까지 종종 매체에 보도되는 것을 보면 정부가 디지털 권력을 갖게 되면 어쩌면 이런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오른쪽 발목에 정맥류성 궤양으로 고생하던 윈스턴 스미스. 줄리아와의 잠깐이었지만 행복했던 시간 덕에 궤양은 검은 흉터로 남았다. 하지만 체포된 이후 궤양은 다시 발목으로 나타났다. 사랑이 사람을 달라질 수 있게 만듦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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