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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침묵의 봄 / 한 세기가 넘은 지금에도 관통당한 그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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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을 읽기 전 참고 사항


- 개인적인 후기일 뿐,
독서 전 반드시 참고할 건 아니니

가볍게 읽기를 바란다.

-책의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침묵의 봄

지은이 : 레이첼 카슨

번역 : 김은령

감수 : 홍욱희

출판사 : 에코리브르

출판일 : 2011년 12월 30일

 

 

“제 힘에 취해서 인류는 제 자신은 물론 이 세상을 파괴하는 실험으로 한 발씩 더 나아가고 있다.”

산에 오르면 산이 내 발 아래 있다고 해서 지배하는 것인가? 서양에서는 그렇게 인식했다. 정복했다는 표현을 줄곧 써왔다. 반면 동양에서는 높은 산에 올라 정신 수양을 하곤 했다. 특히 우리나라와 중국이 그랬다.


역사를 떠올려보면 알 수 있다. 세조는 속리산에 자주 방문했다. 그 길을 걸으며 참회를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정신적 환기를 위해 길을 걸었다고 한다. 현재는 속리산 세조길이라는 이름을 붙여 길을 조성했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다. 조선시대 건축형태에서도 이를 유추할 수 있다. 돌의 사용은 최소화했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로 집을 지었다. 창을 내, 안에서 자연을 마주하는 형태로 만들었다. 더운 여름 창을 열고 자연을 마주하면 창틀이라는 프레임에 녹음이 진 풍경이 담긴다.

조선 시대의 우리 건축물은 저층의 형태였다. 반면 서양과 근대화를 이룬 국가의 건축물은 2층 이상의 다층 건물이었다. 자연과 눈높이를 같이하려는 의도도 있던 우리나라의 건축의도와는 달리, 근대화를 앞서 이룬 나라들은 자연을 고려하지 않았다.

현대에 들어선 우리는 자연을 더더욱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 점을 레이첼 카슨은 초장에 위의 문장으로 강하게 현실을 꼬집고 있다.

 
 
 
 
 
 
 
 
 
 
 
 

 

나중에 다시 설명하겠지만, 해충은 살충제 살포 후 생존 능력이 더욱 강해져서 오히려 이전보다 그 수가 많아진다. 따라서 인간은 이 화학전에서 결코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그저 격렬한 포화 속에 계속 휩싸일 뿐이다.
02 참아야 하는 의무 32p

우리의 몸도 마찬가지다. 항생제를 먹으면 먹을수록 강한 내성이 생긴다. 하물며 다른 생명체도 그러지 않으리란 법이 있겠는가. 인간만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우리는 해충을 박멸하기 위해 강력한 살충제를 사용한다. 이 악순환의 반복으로 결국 해충은 돌연변이 형태로 계속 우리에게 달려들 것이다.


현재, 러브버그라던가 꽃매미라던가 해충으로 분류하는 생명체들이 우리나라에 왜 자주 보이는 것일까. 후설할 필요가 없다. 다 알 것이다.
 
 
 
 
 
 
 
 

 

 

인구가 늘어나면서 병균을 옮기는 곤충이 골칫거리로 등장했는데, 위생상태가 좋지 않거나 자연재해나 전쟁, 극심한 가난과 기근이 닥칠 때에는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 그러다 보니 해충을 제어할 필요가 생겼다. 그러나 화학물질 대량 살포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할뿐더러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사실이 오늘날 더욱 명백해졌다.

원시 농업 시대에 곤충은 농부들에게 별로 고민거리가 아니었다. 곤충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해진 것은 농업이 본격화하고 대규모 농지에 단일 작물 재배를 선호하게 되면서부터다. 이런 방식으로 농사를 짓게 되면 특정 곤충의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단일 작물 경작은 자연의 기본 원칙이라기보다 기술자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자연은 자연계에 다양성을 선사했는데 인간은 이를 단순화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02 참아야 하는 의무 34p

한 가지의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다른 식물이 자라지 못하게 제초제를 사용하거나 물리적인 힘을 가해 뽑아야 한다. 인간은 자신이 재배하는 작물 외의 것들은 모두 잡초로 인식한다. 생명이라고 보지 않고 먹거리를 줄게 만드는 골칫거리로 생각한다. 이것을 제거하기 위해 노동력을 사용하는 건 비효율적이라 느낀 인간은 제초제를 만든 것이다.

심지어 민들레조차 잡초라고 말한다. 자신의 농작물에 상관없이 씨가 날라와 자리를 잡으니 말이다. 과거 비소 성분이 들어간 제초제가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토양이 오염되었고, 하천 역시 오염되어 많은 식물들이 죽었다. 미국은 60년대 들어서면서 비소 성분이 들어간 제초제 사용을 금지시켰다.

 

 

 

 

 

 

 

 

 

물론 화학 살충제의 전면적인 금지를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내가 지적하려는 것은, 독성이 있고 생물학적 문제를 일으킬 잠재성을 가진 살충제를 그 위험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의 손에 쥐어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에게 이 독성물질을 다루도록 허락했다.

그들에게 어떤 동의를 구하거나, 안전한 사용을 위해 필요한 지식을 알려주지도 않은 채 말이다. 물론 개인이나 공공기관이 뿌리는 치명적 독성물질로부터 시민의 안전이 보장되어야 한디는 내용은 권리장전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놀라운 지혜와 예지력을 갖추었음에도 우리 선조는 이런 문제가 일어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02 참아야 하는 의무 37p

인위적으로 만든 것은 분명 해를 가져올 거다. 가습기 살균제를 떠올려보자. 세균을 죽이기 위해 강력한 화학성분을 넣었다. 그 결과 아이들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저자는 자연방제를 강조했다. 강력한 살충제, 살균제, 제초제 등을 사용할수록 벌레와 균들은 더 강해진다. 천적이 없어지게 된다. 생태계가 파괴되는 건 한순간이다. 서로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관계를 끊어놓은 대가는 인간의 멸종이다.

 

 

 

 

 

 

 

 

 

 

살충제는 대부분 비선택적이다. 없애려는 특정한 종만을 제거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맹독성이라는 단순한 이유 하나만으로 그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린 살충제와 접촉하는 모든 생물, 가족들의 사랑을 받는 고양이, 농부가 키우는 가죽, 들판에서 뛰노는 토끼, 하늘 높이 날아가는 종달새가 모두 위험에 빠진다. 이런 동물은 인간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 사실 동물들과 그 주변 환경의 존재 덕에 인간의 삶이 더욱 즐거워진다. 그러나 인간은 그 보답으로 갑작스럽고 무시무시한 죽음을 선사한다. [•••]
살아 있는 생물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를 묵인하는 우리가 과연 인간으로서 권위를 주장할 수 있을까?

07 불필요한 파괴 126p

 

특정 개체만 소멸할 수 있을까? 없다. 오만한 짓이다. 나치는 유대인만 사라지면 된다고 선동했다. 유대인 학살로 유대인이 모두 사라졌나? 아니다. 결국 그들은 불의에 맞섰다. 잔인한 환경을 이겨냈다. 모든 생명은 자연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한다. 일부는 자연에 패배하거나 인위적인 화학약품에 절여져 죽을 수는 있겠지만 결국 세대를 거듭하면서 환경에 적응한 개체가 생겨난다.


특히 곤충은 인간보다 세대 교체가 빠르다. 매미를 보아라. 7년 동안 땅 속에 있다가 2주 지나면 죽는다. 매년 여름 우리는 매미를 계속 마주한다. 하루살이를 봐도 그렇다. 하루살고 죽는다. 모기도 그렇다. 길어야 2주 산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새로운 개체가 나온다.

 

 

 

 

 

 

 

 

 

 

 

만일 다윈이 오늘날 살아 있다면, 적자생존에 관한 자신의 이론이 인상적으로 증명되었다는 사실에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 놀랄 것이다.
화학 방제가 대세인 상황에서 약한 곤충은 사라지게 마련이다. 곤충을 제거하려는 인간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많은 지역에서 가장 강하고 환경에 잘 적응하는 종만이 살아남게 되었다.
16 밀려오는 비상사태 291p

레이첼 카슨은 다윈의 자연선택에 공감한 듯 보였다. 맹독한 살충제를 맞을수록 해충들은 내성을 가진 개체로 빠르게 진화해 인간의 의도와는 다르게 환경에 적응하는 곤충을 탄생시킨다고 말했다.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간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는 투쟁해야 한다. 자연에 대항하며 그에 맞게 몸이 적응할 시간을 벌어야 한다. 인류도 그렇고 모기도 그렇다. 모두가 그렇게 살아남았다.

인위적인 살충의 대가로는 더이상 인간이 방제할 수 없을만큼 강한 개체가 탄생할 거다.

 

 

 

 

 

 

 

 

 

 

다윈도 살충제 내성을 획득하는 곤충들처럼 '자연 선택'을 적절하게 설명하는 사례를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그들의 신체구조나 행동, 생리학적 특징과 개체군의 다양성 등을 고려할 때 화학물질의 공격에 가장 잘 살아남을 수 있는 존재들이다. 살충제로는 약한 곤충만을 없앨 뿐이다.

살아남은 곤충에게는 위험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형질이 전해진다. 이들이 퍼뜨린 후손은 신조로부터 '강인함'을 물려받았다. 이들을 없애기 위해 더욱 강력한 살충제를 사용하면 할수록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몇 세대가 지나면 강한 종과 약한 종이 고루 섞여 나타나는 대신 외부 자극에 강한 내성을 지닌 곤충만 남게 될 것이다.

16 밀려오는 비상사태 301p

 

강한 자만 살아남는 자연 속에 살충제는 그 구분을 명확히 해줄 뿐이다. 살충제가 없던 다윈의 시대에는 자연선택을 설명하기 위해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저술해야만 했다. 인간이 만든 화학약품으로 이제는 깊은 설명은 필요가 없어졌다. 처음 보는 해충들이 등장하고 외래종의 유입이 증가하는 것만으로도 일반인은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새롭고 상상력 풍부하며 창의적인 접근법은 이 세상이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생물과 공유하는 것이라는 데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다루는 것은 살아 있는 생물들, 그 생명체의 밀고 밀리는 관계, 전진과 후퇴이다. 생물들이 지닌 힘을 고려하고 그 생명력을 호의적인 방향으로 인도해갈 때, 곤충과 인간이 이해할 만한 화해를 이루게 될 것이다.
"자연을 통제한다"는 말은 생물학과 철학의 네안데르탈 시대에 태어난 오만한 표현으로, 자연이 인간의 편의를 위해 존재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17 가지 않은 길 325p

자연은 인간의 수단이 아니다. 목적이다. 살고자 하는 목적. 그 목적을 망가뜨려서는 되겠는가. 목적을 잃으면 인간은 길을 잃는다. 그러나 살고자 하는 목적을 망가뜨리는 순간, 우리는 길을 잃는 것이 아닌 살 길이 소멸된다

 

 

 

쉽게 풀어낸 환경에 대한 이야기는 당시 큰 파란을 일으켰다. 이 덕분에 DDP 살충제 사용을 금지시키는데 크게 일조하게 되었다. 한 세기가 넘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그녀가 말하는 바는 깊이 관통하고 있다.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아직까지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니 말이다.

지금도 바퀴벌레 퇴치를 위해 세스코를 부른다. 손으로 잡는 것이면 모르겠지만 대부분은 강력한 방제작업을 선택한다. 인간의 편의를 택한 대가는 인간멸종이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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