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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이건희 컬렉션 | 그의 안목을 엿볼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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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을 읽기 전 참고 사항

- 개인적인 후기일 뿐,
독서 전 반드시 참고할 건 아니니
가볍게 읽기를 바란다.

- 책의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이건희 컬렉션
내 손안의 도슨트북 | 양장

지은이 : SUN 도슨트
출판사 : 서삼독
출판일 : 2022.02.09




삼성전자를 지금의 위치까지 올려놓은 이건희 회장. 사후 그가 수집한 미술품이 공개되면서, 그의 놀라운 안목에 미술계가 놀랐다. 이건희 회장이 수집한 미술품들을 한국 작가와 해외 작가로 나누어 작가의 생애와 작품에 대한 설명을 책으로 풀어놓았다. 이 책은 우리와 같은 예술품에 문외한 사람을 위한 기본 해설서다. 근현대 미술사를 가볍게 훑어볼 수 있는 책으로 미술에 입문하려는 사람에게 좋다.








이건희 컬렉션 중 김홍도의 추성부도와 정선의 인왕제색도는 의외의 수집품이었다. 추성부도의 경우, 우리가 알던 김홍도의 씨름과 같은 작품과는 다르다. 풍경을 그려냈다. 실재하는 풍경이 아닌, 송나라 문학가 구양수가 지은 추성부라는 시를 김홍도가 재해석해 그린 작품이다.



추성부도는 김홍도가 그려온 작품과 다른 결을 보여주면서 독특함을 느낄 수 있다. 먹만을 사용해, 가을의 쓸쓸함을 담아내기 위해 먹을 조금만 사용했다. 이건희 회장은 그것을 캐치한 것일까.







김환기의 <산울림>은 점묘법으로 그려진 작품이다. 푸름을 담아내었는데, 한국의 푸름은 서양과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 색감을 이 작품에서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그는 한국적인 미를 담아내기 위해 물감에 기름을 많이 섞어 수묵화의 느낌을 내려고 했다. 서양화임에도 물감이 번진 느낌 때문에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책에 소개된 부분 중 독특한 건 피카소가 만든 도자기다. <검은 얼굴의 큰 새>는 피카소가 노년에 도자기를 배우며 25점의 한정판으로 내놓았다. 입체주의 화가였던 그는 평면의 캔버스에 입체적으로 예술을 표현한다는 것이 한계를 느꼈던 걸로 보인다. 예순 다섯에 시작한 도자기는 그가 꿈꾸던 3차원의 예술에 가까웠던 것이다. 3차원의 미술을 꿈꿨던 것은 지난 날 앙티 마티스에게 받았던 아프리카 목조 조각상의 영향을 끼친 듯 보인다. 조각상을 보고 피카소는 아프리카 미술에 푹 빠졌다. <아비뇽의 처녀들>은 그걸 증명하는 대표적인 그의 작품이다.







인상주의 시대를 연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까지 이건희 회장은 소장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모네가 애착을 느끼던 지베르니 정원을 주제로 그린 연작 중 하나이다. 모네를 기점으로 반 고흐, 피사로 등 후기 인상주의 작가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모네의 작품을 갖고 있었다는 건 미술사로 봤을 때 큰 가치가 있다. 이건희 회장은 그걸 알아본 것이다.







두껍지 않은 책이다. 그림이 차지하는 분량이 있어 읽기 부담스럽지 않다. ‘이건희 콜렉션’을 감상하고 온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또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총평

미술을 깊게 공부할 필요는 없다. 깊은 교양을 쌓기 위함이라면 학문적 접근이 필요하겠지만,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는 계급의 차이가 희미하다. 때문에 미술은 신분 상승을 위해 함양해야 할 필수 과제는 아니다.



하지만 통찰력을 기르기 위함이라면 미술을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가의 생애와 함께 작품을 보면 그 의도를 어렴풋이 알게 된다. 과거의 사람의 생각을 미술작품을 통해 읽어낼 수 있다면 미술에 큰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거다.



단순히 작품을 본다고 해서 그런 느낌을 받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간단하게 미술사를 알고, 표현법만 안다면 나만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그 기본을 만들어줄 수 있다. 이건희 전 회장의 안목도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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