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독후감] 부활 2 / 서로를 연민하고 사랑할 때 우리는 인간으로서 다시 부활한다.

oowony 2024. 7. 7.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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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을 읽기 전 참고 사항​

​​- 개인적인 후기일 뿐,

독서 전 반드시 참고할 건 아니니

가볍게 읽기를 바란다. ​

-책의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부활 2

지은이 :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옮긴이 : 박형규

펴낸 곳 : 민음사

펴낸 날 : 2003년 11월

 

 

 

 

 

다음 날 아침 잠을 깬 네흘류도프는 자기가 어젯밤 무엇인가 일을 저질렀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그는 어제 일을 생각했다. 이렇다 할 행동도 없었고 그릇된 행동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분명 꺼림칙한 생각을 했던 것 같았다. 즉 카튜샤와 결혼을 하고 농부들에게 토지를 내준다는 일이 자기에게는 실현 불가능하고 감내하지 못할 일 같다고, 또 그런 일들이 낯설고 부자연스러운 것 같아 이제껏 지내오던 생활 방식대로 사는 것이 오히려 나으리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제2부 117p

부활한 정신적 자아가 시킨 행동들에 대해 불안을 느끼며 후회 중인 네흘류도프. 혼란스러운 인물이다. 사람이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귀족으로서 체면치레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걸을 보면 조금은 불쾌하다. 자신이 귀족이라는 점이 오히려 혼란을 주는 요소로 비춰지기도 한다.

 

 

 

 

 

 

"바로 당신께 말씀드렸던 그 여자 말이에요." 마리에트가 남편을 보며 말했다.

"아, 그렇습니까? 석방해 줄 수 있어 저 역시 기쁘게 생각했습니다." 그는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으나 네흘류도프는 비웃는 듯한 미소가 그의 윗수염 밑에 어려 있음을 알고 있었다. "잠깐 담배 좀 피우고 오겠습니다." 네흘류도프는 마리에트가 무언가 할 말이 있다고 했기 때문에 그녀가 용건을 꺼내기를 기다렸으나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또 말을 꺼낼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 듯했다. 그녀는 연극에 대해 농담조로 이야기하면서 이번 극에 네흘류도프가 큰 감명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네흘류도프는 특별히 그녀가 할 말이 있었다기보다는 어깨와 점을 노출시킨 밤화장으로 치장한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즐거웠지만 동시에 추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흘류도프에게 예전에 모든 것을 싸고 있던 미의 베일이 이제 완전히 걷힌 건 아니었지만 그는 그 베일 밑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그는 그녀의 아름다움에 매혹되기는 했으나 그녀가 수천의 사람들의 생명과 눈물을 대가로 자기의 직위를 쌓아 올린 남편과 함께 생활하면서도 그런 사실에 대해 지금도 개의치 않는 거짓된 여자임을 알았다. 어제 그녀가 했던 말도 거짓이었다. 무엇 때문에 그런 말을 했는지 그녀도 그도 몰랐다. 하지만 그녀가 그의 마음에 사랑의 불꽃이 타오르기를 바라는 것만은 틀림없었다. 네흘류도프는 그녀에게 끌리기도 했으나 한편 불쾌한 감정도 없지 않았다.

제2부 138p

그 와중에 정신적 자아가 또 튀어나온 네흘류도프. 내연관계였던 마리에트(마리아 바실리예브나)를 통해 마슬로바의 석방을 도움받는다. 아름다움에 끌린 네흘류도프. 정신적 자아가 다시 이성의 끈을 붙잡았다. 과거 동물적 자아에 몸을 맡겨 살았던 때처럼 다시 한번 그녀와 연극이 시작되기 전 사랑할 수 있었겠지만 말이다.

 

 

 

 

 

 

'극장에 갔을 때 그녀도 아까 거리에서 본 여자와 같은 미소를 지었다.' 하고 그는 생각했다. '똑같은 미소다. 차이가 있다면 좀 전의 여자는 '생각 있으면 사세요. 아니면 그냥 가시고요.' 하고 솔직하게 말하는 한편, 마리에트는 마치 자기는 그런 건 생각에도 없으며 오직 고상하고 세련된 생활 속에 살고 있는 듯이 말한다. 하지만 실상 그 밑 바닥은 똑같다. 이쪽은 솔직하기나 하지, 저쪽은 허위투성이다. 더구나 이 여자는 가난 때문이나 저 여자는 추하고 불쾌한 욕망을 즐기기 위해서인 것이다. 이쪽 거리의 여자는 목마른 사람들에게 주는 더러운 물 같은 것이지만 극장에 앉아 있던 그 여자는 자기에게 걸려드는 사람들을 어느 사이엔가 죽게 만드는 독물 같은 존재인 것이다.' 네흘류도프는 다시 귀족회장의 부인과 있었던 깨끗하지 못한 관계를 떠올렸다. 부끄러움이 솟았다. '인간 속에 잠재해 있는 야수성은 좋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드러날 때 인간은 높은 정신적 차원으로 이를 멀리함으로써 올바른 자세를 가질 수가 있다. 그러나 겉껍질뿐인 미와 시적인 감정으로 둘러싸인 야수성이 타인의 존경을 바라게 될 때 인간은 야수성 속에 빠져 선과 악을 명백히 구별하지 못하게 된다. 그건 정말 무서운 일이다.’
제2부 139-140p



마슬로바가 말했던 삶의 가치관이 떠오른다. 카튜샤는 그런 삶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미소를 지으며 욕망을 채워주는 삶. 반대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삶이 잘못된 것일까. 분명 확실한 건 네흘류도프에겐 잘못된 것이었다. 이전부터 자신이 갖고 있던 신념을 뒤흔든 건 욕망을 채우는 삶이었기 때문이다. 본래 그런 삶을 산 사람에게 미를 추구하며 욕망을 즐기는 삶이 나쁜게 아니다. 본인의 스타일대로 살았을 뿐인 것이다. 선악론, 더러움과 깨끗함 전부 인간의 인식론이다. 어떻게 살아가건 자신에게 맞는 삶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네흘류도프는 다시 자신의 신념이 있었던 정신적 자아를 찾기로 한 것이다.

톨스토이의 삶이 엿보인다. 모스크바, 상트페테크부르크에서 방탕하게 생활하며 빚을 지기도 했고, 형인 니콜라이를 따라 군에 입대해 체첸을 공격 임무에 투입되기도 했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톨스토이. 네흘류도프는 자신이라고 봐도 된다.

참회록에서도 무지, 쾌락을 좇는 삶, 자살, 허무주의를 인정하고 열심히 사는 삶 네 가지를 이야기했다. 톨스토이 본인은 두 번째였던 쾌락을 좇았었고, 자살시도도 생각했으나 열심히 살기로 마음먹는다.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 그는 자기 자신에게 물었다.

'난 아직도 그녀에게 책임이 있는 것인가? 그녀의 이런 행동으로 난 자유로워진 것이 아닌가?' 하고 그는 자문했다.

그러나 이 질문을 자신에게 던진 순간, 그가 만일 부담 없이 그녀를 돌보지 않는다면 자기가 벌을 주려는 여자는 벌을 받지 않고 오히려 자신에게 벌을 주는 결과가 될 뿐이라고 생각됐다. 그는 자신이 두려워졌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내 결심을 바꿀 수는 없다. 오히려 더욱 확고부동해질 따름이다. 그녀는 그녀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 두자. 조수와 관계를 갖든 말든 나의 결심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나는 오직 양심에 따라 행동할 뿐이다.' 그는 스스로에게 타일렀다. '나의 양심은 내 과오의 속죄를 위해 자유가 희생될 것을 바라고 있다. 그러기 위해 형식상으로나마 그녀와 결혼하여 그녀가 어디로 유배 되든 그녀를 따라갈 내 결심을 바꿔서는 안 된다.' 그는 이렇게 자신을 강하게 타이르며 병원 밖으로 단호한 걸음을 옮겨 감옥 문 쪽으로 갔다.

제2부 143p

죄책감에서 벗어난 것인지 자문하는 네흘류도프.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건 아직 무언가 남아있다는 뜻이다. 네흘류도프는 마슬로바를 찾아간다. 주기적으로 면회를 신청하는 것이다. 배심원 판결에 잘못된 기재로 무죄가 아닌 유죄판결이 난 마슬로바. 그 사실을 적극적으로 소명하려 했던 네흘류도프,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냥 가겠다고 다짐한다.

 

 

 

 

 

 

 

 

마슬로바는 네흘류도프가 두 번째로 면회 왔을 때 말한 바와 같이 그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며 그를 미워하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사실 그녀는 벌써부터 그를 다시 사랑하고 그가 자기에게 바라는 것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실행하고 있었다. 술도 마시지 않고 담배도 피우지 않았다. 그리고 교태를 부리지도 않고 그의 말대로 병원에 들어갔던 것이다. 모두 그가 원하기 때문이었다.

네흘류도프가 결혼하자고 할 때마다 그녀가 거절했던 것은, 사실 얼마간은 자기가 한 이 놀라운 말을 번복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기도 했으나 그보다는 자기와 결혼하면 그가 불행해질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그의 그러한 희생을 결코 받아들이지 않으리라 맘먹었다. 그러나 그가 자기를 옛날의 그런 여자로 생각하고 경멸하여 자기 마음속의 변화를 못 알아준다는 생각이 들 때면 가슴이 아팠다.

제2부 149p

 

마슬로바의 선도 다시 흔들리고 있다. 많은 이들의 욕망을 채워주는 삶이 나쁜 것이 아니라 믿고 살았던 것이 다시금 흔들린다. 결국 과거의 자신으로 돌아가려는 걸 붙잡을 수는 없었던 거다.

 

 

 

 

 

 

 

 

"그런데 모르고 있습니다. 누구나 도둑질을 해선 안 된다고 말한 뿐이지요. 그러나 그들은 공장주가 자기들의 임금을 착복하여 노동의 대가를 도둑질하며 정부가 세금이라는 명목으로 관리를 통해 계속 그들의 돈을 갈취하는 것을 목격하고 또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건 무정부주의로군요." 이그나티 니키포로비치는 처남의 말을 한마디로 단정해 버렸다.

"글쎄요, 전 사실 그대로 얘기하는 겁니다." 네흘류도프 는 말을 계속했다. "그들은 정부에게 돈을 계속 수탈당하고 있는 걸 압니다. 또 당연히 공동 소유여야 할 토지임에도 어느 한 지주가 획득하여 오랫동안 여기에서 이익을 얻고 있다는 것도 압니다. 더욱이 자기네들이 빼앗긴 땅에서 겨울 땔감을 얻기 위해 나뭇가지를 주워도 그 이유로 감옥에 보낸다든가. 아니면 그들 스스로 도둑이라고 인식하도록 만든다는 것도 압니다. 또한 도둑은 자기들이 아니라 바로 자기들의 땅을 빼앗아 독점하고 있는 자들이라는 것도 압니다. 그리고 이렇게 도둑맞은 것을 도로 찾는 것이 야말로 자기 가족에 대한 의무라는 것도 압니다."

"이해할 수 없는 얘기군요. 설사 납득이 간다 해도 찬성 할 수 없는 얘깁니다. 만일 당신이 토지를 그들에게 나눠 준다 해도 토지란 누구의 공동 소유가 아닙니다." 이그나티 니키포로비치는 네흘류도프를 사회주의자라고 단정했다. 그리하여 토지를 평등하게 분배하는 사회주의의 방식이 타당하지 않다고 여긴 이그나티 니키포로비치는 처남의 의견을 쉽사리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침착하고도 여유 있는 태도로 이야기를 계속했다. "만일 당신이 오늘 토지를 그들에게 나누어준다 해도 내일이면 더 부지런하고 수완 있는 사람이 그 토지를 소유하게 될 겁니다.“

"누구도 토지를 균등하게 나눌 것을 염두에 두지 않습니다. 토지는 사거나 팔거나 빌린다거나 할 수도 없을 뿐더러, 어느 개인이 소유해서도 안 됩니다.” 네흘류도프가 대답했다.

제2부 166-167p

 

정신적 자아가 강하게 주장하기 시작한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등 그의 단편에서 볼 수 있듯, 물질적인 삶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데, 부활의 후반부에서도 그 점을 볼 수 있다. 토지의 균등분배를 주장하는 네흘류도프는 매형인 니키포로비치와 논쟁을 벌인다. 현대에서 봤을 때는 톨스토이이자 네흘류도프의 주장은 실패로 끝났다. 늘 의도대로 움직이는 건 아니니 말이다. 톨스토이 자신도 청빈한 삶을 위해 모든 판권을 포기하려 했으나, 아내와 가족의 극심한 반대로 포기하게 되지 않는가. 그 사실이 여기에 녹아들어있는 듯 보인다.

 

 

 

 

 

 

지난 육 년간 무질서하고 사치스럽고 나태한 도시 생활을 보내고 이 개월 동안 형사범들과 함께 감옥 생활을 보낸 뒤에 다시 정치범들과 함께 지내고 있는 지금의 생활은, 비록 고난에 찬 생활일지라도 카튜샤에게는 매우 기쁘기 그지없는 것이었다. 하루 20 내지 30베르스타씩 이틀간 걷고 하루 휴식을 갖는 행군에 그리 나쁘지만도 않은 식사로 그녀는 건강해졌고, 새로운 친구들과 사귀면서 인생의 새로운 면을 알게 되었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자기는 이제껏 이들과 같은 좋은 사람들을 알지 못했고 이런 사람들이 있다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유죄 판결을 받았을 때 난 울었지."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어쩌면 한평생 모르고 지냈을지도 모르는 일들을 이렇게 알게 해주신 것에 하느님께 감사해야 해."

제3부 247p

 

네흘류도프가 떠나고 정신을 놓아버렸던 카튜샤. 사람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오히려 감옥에서의 생활 덕분에 다시 활기를 찾게 되었고, 그로인해 네흘류도프를 다시 사랑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닐까. 걷는 것은 정신 환기에 큰 도움이 된다. 존 스튜어트 밀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 아침 오솔길을 걸으며 전날 읽은 책에 대해 토론을 했다고도 한다. 루소도 산책을 종종 나갔다고 하며, 세조는 속리산 법주사 뒤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자주 걸었다고 한다.

걷기 덕분에 카튜샤는 생각이란 걸 다시 하게 되었고 적당하게 밥을 먹다보니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찾게 된 것이다.

 

 

 

 

 

 

 

 

그는 지금 그녀에 대해서 이전에 가져본 적이 없는 새로운 감정을 느꼈다. 그것은 처음 그녀를 보았을 때 느낀 시적인 감상이라든가 그 후에 경험한 육감적인 사랑, 또 재판 후 그녀와 결혼하기로 맘먹었을 무렵의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자존심 섞인 의식과는 전혀 다른, 동정과 감동이라는 지극히 단순한 감정이었다. 이 감정은 그녀를 교도소에서 처음 면회했을 때와 병원으로 옮겨진 후 방문했을 때, 그녀에 대한 혐오감을 억누르고 조수와의 불의를 용서해 주었을 때(후에 의사 조수와의 스캔들이 사실이 아니고 부당한 것임을 알았다.) 느낀 감정이었다. 그러나 그 당시의 감정이 일시적이었던 데 반하여 지금의 감정은 지속적이었다. 그는 이제 어떤 생각, 어떤 행동을 하든지 간에 그녀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 대해 연민과 애정을 가졌다.

제3부 256p

포용력이 생기게 된 네흘류도프. 단순히 죄책감을 씻어내기 위해 마슬로바와 결혼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러다보니 스스로에게 책임을 다한 것인지 자문하고, 계속해서 마음이 흔들렸던 것이다. 이제, 갈피를 잡은 듯한 네흘류도프. 박애적인 면모가 조금 생겼다.

 

 

 

또한 이 계율의 실행이 인간을 지상 최고의 행복에 이를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인식할 뿐 아니라 이 계율의 실행 외에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란 달리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 속에 인생의 진정한 의의가 있고 거기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벌을 받게 된다는 것을 확신했다. 이 사실은 가르침 속에도 있지만 포도밭 농부들의 비유 속에도 분명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농부들은 주인의 포도밭을 자기네 재산이라 생각하고 포도밭이 자기들을 위해 있으며 이에서 향락을 찾는 것만이 자기네 과업이라고 생각하여.

포도밭 주인의 존재를 잊고 주인과 주인에 대한 그들의 의무를 요구했던 모든 사람들을 죽여버렸다.

'우리는 이와 다름없는 일을 지금 하고 있다. 네홀류도프는 생각했다. '우리는 자신이 자기 생명의 주인이며 우리의 향락을 위해서 생명이 주어졌다는 어리석은 착각 속에 살고 있으나 이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이 세상에 보내졌다면 그건 누군가의 의지에 의해서 어떤 목적을 위해 보내졌음이 분명하다. 한데 우리는 자신의 쾌락만 찾고 있다. 그렇다면 포도밭 주인의 의사에 복종치 않았던 농부들이 벌을 받은 것처럼 우리도 고통을 받으리란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주인의 의사는 이 계율 속에 다 들어 있는 것이다. 인간은 이의 실행을 위해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 세상에 신의 나라가 건설 되고 인간은 최대의 행복을 누리게 될 것이다.

너희가 먼저 신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면 나머지는 모두 너희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했는데 우리는 그 밖의 것을 찾고 있다. 그러므로 찾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다. 이것이 내 일생의 과업이다. 한 가지 일을 끝냈는 줄 알았는데 또 다른 과업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구나.' 그날 밤부터 네흘류도프의 생활은 전혀 새로워졌다. 물론 새로운 환경 속에서 생활하기 때문이기도 했으나 그보다는 그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이 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의미를 가졌기 때문이었다. 그의 삶의 새로운 장이 그의 일생을 어떻게 끝맺어 줄는지는 미래만이 보여줄 것이다.

제3부 378-379p

네흘류도프는 마태복음 5장 21~48절까지 5개의 계율을 읽으며 사상을 찾아간다. 인간은 인간을 다스릴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타락한 사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가 안정될 수 있는 건 타인에게 연민과 사랑을 갖는 사람들 때문이라고 믿게 된다. 박애적인 면모가 세상에 있어 필요하다는 것을 마지막 부분에서 성경읽기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

톨스토이는 단편선에도 종교적 이야기를 많이 품고 있는데, 나약한 인간을 인정하고 박애적인 태도를 가질 때 행복하게 살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부활 이 작품에서도 마지막에 성경의 이야기를 담아냄으로 종교의 존재이유를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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