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독후감] 프랑켄슈타인 / 창조주와 창조물의 심오한 대화

oowony 2024. 8. 2.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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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을 읽기 전 참고 사항​​

​​- 개인적인 후기일 뿐,

독서 전 반드시 참고할 건 아니니

가볍게 읽기를 바란다. ​​​​​

-책의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프랑켄슈타인

지은이 : 메리 셸리

옮긴이 : 임종기

펴낸 곳 : 문예출판사

펴낸 날 : 2008-05-30

 

 

"방황하는 정령들이여, 정녕 그대들이 방황하며 좁은 침상에서 쉬지 않고 있다면, 나에게 이 어렴풋한 행복을 허락해주시오. 아니면, 삶의 기쁨에서 저 멀리로, 나를 그대의 벗 삼아 데려가주시오." 이처럼 외치는 순간, 갑자기 저 멀리에서 사람의 형체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 형체는 나를 향해 초인적인 속도로 다가왔다. 그는 내가 조심스럽게 건넜던 얼음의 갈라진 틈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그 자가 가까이 다가왔을 때 보니, 그 자의 체구는 사람보다 훨씬 더 커 보였다. 정신이 아찔했다. 안개가 낀 듯 눈앞이 흐려졌고 현기증이 일었다. 하지만 산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강풍에 곧 정신을 차렸다. 그 형체가 가까이 다가왔을 때, 나는 그 형체 (정말 소름끼치고 역겨운 모습이었다!)가 내가 창조한 비열한 놈이라는 걸 깨달았다!

나는 분노와 공포로 몸을 부르르 떨면서도 그놈이 바로 앞으로 다가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때가 되면 그놈과 목숨을 걸고 필사적으로 싸우겠다고 마음먹있다. 마침내 놈이 다가왔다. 이 세상에서는 볼 수 없을 만큼 흉측한 놈의 얼굴은 차마 눈뜨고 보기 어리울 정도 로 소름끼쳤고, 그런 놈의 얼굴 표정은 경밀감과 악의와 어우러진 쓰디쓴 고뇌를 드러내 보였다. 하지만 놈의 얼굴이 내 눈에 거의 들 이오지 않았다. 처음에 나는 분노와 증오로 말문을 원지 못하다가 에써 정신을 차리고는 그저 거세고 증오어린 경멸적인 말로 놈을 제압하려 했다.

“이 악마 놈아, 감히 내게 와?”

내가 외쳤다.

“네 추악한 머리통을 부숴버릴 사나운 복수의 팔이 두렵지 않느냐? 꺼져버려, 더러운 벌레 같은 놈아! 아니 기다려라, 내가 널 짓밟아 가루로 만들어버릴 테다! 아아! 추악한 존재인 네 놈을 죽여, 네 놈이 그렇게 잔인하게 살해한 희생자들을 되살릴 수만 있다면!"

"그리 나올 줄 알았소.”

그 악마가 입을 열었다.

"사람들 누구나 추한 것들을 미워하지. 그러니 어떤 생명체보다도 추한 내가 얼마나 혐오스러울까! 그대, 나의 창조자여, 하물며 당신까지도 자신의 피조물인 나를 혐오하고 멸시하고 있소. 그래도 그대와 나는 둘 중 하나가 죽어야만 풀릴 끈으로 묶여 있소. 당신은 나를 죽이려 하지. 어찌 생명을 가지고 그렇게 놀 수 있는 거요? 나에 대한 의무를 다하시오. 그러면 나도 당신과 다른 인간들에 대한 내 본분을 다하겠소. 당신이 내 조건을 수락한다면 난 순순히 인간 들과 당신의 곁을 떠나겠소. 하지만 거절한다면 죽음의 뱃속을 다 채울 때까지 당신의 남은 친구들의 피를 실컷 마셔대겠소."

"이 흉측한 괴물아! 네 놈은 악마로구나! 지옥의 고문도 네 놈의 죄악에 대한 복수로는 약할 것이다. 사악한 악마! 네 놈을 만들었다 고 나를 원망하다니. 그럼, 좋다, 어서 이리 오너라. 내가 경솔하게 네 놈에게 주었던 그 불꽃을 꺼주겠노라." 분노가 한없이 치밀었다. 나는 한 존재가 다른 존재에게 품을 수 있는 온갖 적개심에 이끌려 그놈에게 덤벼들었다.

그는 쉽게 나를 피하며 입을 열었다.

"진정하시오! 부탁하건데, 부디 저주받은 내 머리 앞에 증오심을 토해내기 전에 내 말 좀 들어보시오. 내가 겪는 이 정도의 고통으로는 부족해서, 나를 더욱더 비참하게 만들 작정이오? 삶은, 비록 고뇌 덩어리라고 해도 내겐 소중한 것이오. 그러니 난 삶을 지킬 것이오. 명심하시오. 당신은 나를 당신보다 더 강하게 만들었다는 걸.

나는 당신보다 키가 크고, 관절이 훨씬 더 유연하오. 하지만 당신과 대적할 마음은 없소. 나는 당신의 피조물이니 당신이 내게 빚진 책임만 다해준다면, 나의 본래 주인이자 왕인 당신 앞에선 부드럽고 온순해지겠소. 아아, 프랑켄슈타인, 다른 사람에겐 공정한 태도를 보이면서 어찌 나만을 짓밟으려 하는 거요. 오히려 누구보다도 내게 당신의 정의와 자비와 애정을 쏟아야 할 텐데 말이오. 명심하시오. 난 당신의 피조물이란 걸. 나는 당신의 아담이건만 아무런 죄도 없이 당신에 의해 기쁨에서 쫓겨나 타락한 천사가 되었소. 어디를 보든 행복뿐인데, 나만 혼자 영원히 그 행복에서 쫓겨났소. 나는 인정 많고 선량했건만, 불행이 나를 악마로 만들었소. 나를 행복하게 해주시오. 그러면 다시 고결해지겠소.”

124-126p

 

프랑켄슈타인이 만들어낸 크리처. 위 단락 마지막의 그의 말을 보면 조금 찔린다.

나는 인정 많고 선량했건만, 불행이 나를 악마로 만들었소.

 

크리처는 나약한 존재였던 것이다. 자기를 마치 하느님이 창조한 아담처럼.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는 힘을 가졌으나, 정신적으로는 불완전한 존재였다. 알프레드 아들러는 결핍이 노력을 낳고 이는 성취감으로 이어져 행복으로 닿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결핍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중요했다. 크리처는 창조자에게 탓을 돌리며 무참히 사람을 죽이는 악순환에 빠져버렸다.

 

 

 

 

 

 

 

 

이것이 내가 사랑하는 오두막집 사람들의 과거 이야기라오. 그들의 과거 이야기에 나는 가슴 깊이 감동을 받았소. 점차 사회 생활이란 걸 터득해가면서 나는 그 관점에서 이들의 선행에 감탄하고 인류의 악을 비난할 줄 알게 되었소.

이때까지도 나는 범죄는 나와는 거리가 먼 악행이라고 여겼소. 항상 내 눈앞에 보이는 선행과 관용의 태도는 그토록 많은 감탄할 만한 성격의 사건들이 연출되어 펼쳐지는 활기찬 무대에 선 배우가 되고 싶은, 내 마음속에 품은 욕망을 자극했소.

163p

자신도 다른 인간처럼 선악이란 행위론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그로인해 욕망이 생겼다는 것이다. 범죄라는 건 몰랐을 자신이었다고 했으나, 욕망과 불행으로 잠겨져있다고 느끼면서 변화한 것이다.

 

 

 

 

 

 

 

나는 몇 달 후에 실천하기로 결심한 그들과의 만남을 위해 그런 두려움을 깨고 마음을 굳게 다지려고 애썼소. 때로는 이성의 구속에서 벗어나 낙원의 벌판에서 거니는 상상을 하는가 하면, 내 감정에 공감하고 내 우울한 기분을 풀어주는 상냥하고 사랑스러운 존재들을 상상하기도 했소. 천사 같은 그들의 표정에는 내 마음을 위로 해주는 웃음이 어려 있었소. 그러나 그것은 모두 꿈이었소. 나의 슬픔을 위로해주거나 나의 생각을 공유하는 이브는 없었소. 나는 혼자였소. 문득 아담이 창조주에게 애원을 하던 모습이 떠올랐소. 한데, 나의 창조자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는 나를 버렸소. 그래서 나는 비통한 마음으로 그를 저주했소.

169p

자신의 삶의 항상성을 유지시켜줄 그 무언가가 필요했던 크리처. 그 어떤 상상으로도 현실을 살아가게 할 수는 없었다. 이브의 존재가 크리처에게 있었다면 달라졌을까. 크리처는 자신에게 그런 존재가 필요했음을 느끼게 되었고, 자신의 비참한 삶은 결국 창조주인 프랑켄슈타인 때문이라 생각했다.

 

 

 

 

 

 

이때 잠깐 잠이 들어 상념에서 벗어났는데, 한 아름다운 아이가 다가오는 바람에 잠에서 깨어났소. 그 아이는 어린애다운 천진한 모습으로 내가 숨어 있던 후미진 곳으로 달려왔소. 그 아이를 보고 있자니, 문득 이 어린아이라면 아직은 편견이 없을 테고 세상 경험도 거의 하지 않았을 테니, 나를 소름끼치는 흉측한 모습으로 보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소. 그렇다면, 그 아이를 붙잡아 내 동료가, 내 친구가 되도록 가르친다면, 사람들이 사는 이 세상에서도 내가 그리 쓸쓸하지만은 않을 거라고 생각했소.

그런 충동에 이끌려 나는 그 아이가 내 곁을 지나갈 때 붙잡° 끌어당겼소. 그 아이는 내 모습을 보자마자 양 손으로 두 눈을 가리 며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소. 나는 강제로 그 아이의 얼굴에서 손을 떼어내며 말했소.

"얘야, 왜 눈을 가리는 거니? 난 너를 해칠 생각이 없어. 내 좀 들어볼래."

아이는 거세게 몸부림쳤소.

"이거 놔."

그 아이가 외쳤소.

"괴물! 추악한 놈! 날 갈기갈기 찢어 잡아먹으려는 거지. 이 도깨비 놈아, 제발 놓으란 말이야. 안 그러면 아빠한테 이를 거야.“

"이 녀석, 넌 다시는 아빠를 보지 못할 거다. 나와 함께 가줘야겠다."

"흉측한 괴물아! 어서 놓아. 우리 아빠는 장관이셔, 프랑켄슈타인 장관님이라고. 아빠가 네 놈을 가만 안 둘 거다. 그러니 어서 놓으란 말이야."

"프랑켄슈타인! 그럼 넌 내 원수의 아들이로구나. 바로 네가 내가 영원한 복수를 맹세한 그놈의 아들이로구나. 네가 내 첫 번째 희생자가 돼주어야겠다."

아이는 계속 몸부림치며, 내 가슴을 쓰리게 하는 욕설을 퍼부었소. 나는 아이를 조용히 시키려고 목을 움켜잡았소. 그런데 다음 순간 아이는 죽어서 내 발치에 쓰러졌소.

내 희생물을 가만히 쳐다보려니 내 가슴은 환희와 몸서리쳐지는 승리감으로 벅차올랐소. 나는 두 주먹을 움켜쥐고 부르짖었소.

"나도 인간을 참혹하게 만들 수 있다. 내 적도 불사신은 아니야. 이 아이의 죽음이 내 원수에게 절망감을 안겨주리라. 이제 이어질 수많은 불행이 놈을 괴롭혀 파멸시키리라." 그 아이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내 두 눈에 그 아이의 가슴에서 뭔가 반짝이는 게 들어왔소. 나는 그것을 집어 들었소. 그것은 정말 사랑스러운 여인의 초상화였소. 가슴속에서 원한의 불길이 타올랐지만 그 여인의 모습은 내 마음을 달래주고, 내 마음을 유혹했소. 한동안 나는 짙은 속눈썹에 감싸인 검은 두 눈동자와 사랑스러운 입술을 황홀하게 바라보았소. 하지만 곧 다시 분 노가 치밀었소, 나란 놈은 그처럼 아름다운 존재들이 주는 기쁨을 영원히 누릴 수 없다는 생각이 떠올랐던 거요. 내가 상상한 그 초상화 속의 여자도 나를 본다면, 그토록 성스럽고 온화한 얼굴이 혐오감과 공포가 가득한 표정으로 바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소.

그런 생각에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니겠소? 오히려 그 순간에 절규하고 고통의 감정을 토해내는 대신에 곧장 사람들 세상으로 달려가 죽음을 무릅쓰고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죽이려 하지 않은 게 더 의아할 뿐이오.

이런 감정에 사로잡힌 채. 나는 살인을 저지른 현장을 떠나 좀 더 인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은신처를 찾고 있었소. 그때 한 여자가 내 곁을 지나쳐 가는 걸 보았소. 그 여자는 젊었는데, 내가 진 초상화의 여인만큼 아름답지는 않았지만 상냥해 보이는 외모에 사랑스런 젊음과 건강미가 가득했소. 여기에도 나 말고 모든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할 사람이 있구나 하고 생각했소. 또한 그녀는 결코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소. 펠릭스의 가르침과 인간의 잔인한 법 덕택에 나는 어떻게 짓궂은 장난을 치는 줄도 알았소. 나는 그녀가 눈치 채지 못하게 몰래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의 옷 주머니에 초상화를 안전하게 집어넣었소.

며칠 동안 나는 그 사건이 있었던 곳들을 자주 드나들면서 때로는 당신을 볼 수 있을까 기대하기도 했고, 때로는 세상과 세상의 불행과 영원히 이별을 고하겠노라고 결심하기도 했소. 마침내 나는 이 산 속으로 들어오게 되었고 당신만이 만족시켜줄 수 있는 불타는 열정에 사는 자히 채 그 광대한 숲속을 이리저리 떠돌아다녔소.

당신이 내 요구를 들어주기로 약속할 때까지 우리는 헤어질 수 없소. 나는 외롭고 비참하오. 인간은 나와 친해지려 하지 않을 거요.

하지만 나처럼 흉측하고 무섭게 생긴 여자라면 나를 거부하지 않을 거요. 나의 동반자는 나와 같은 종이어야만 하고 나와 똑같은 결점을 지녀야 하오. 당신이 그런 존재를 만들어주어야겠소.

184-187p

크리처는 창조주의 아들을 죽인다. 예수를 죽인 유다인가. 예수는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났지만, 프랑켄슈타인의 아들은 그러지 못했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신을 믿지 않으려 한다. 지금도 그렇다. 신을 거스르려고 하는 것이 인간이 갖춘 오만이다. 마치 크리처와 같다. 이 소설을 단순한 SF 고전 소설로 치부하기에는 프랑켄슈타인과 크리처의 대화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창조주에게 요구하는 건 결국 제 짝이라는 것이다. 사실 이 점에서 프랑켄슈타인은 흔들렸다. 인간도 태초에 아담과 이브로 에덴동산에서 살지 않았는가.

 

 

 

 

 

 

 

 

맙소사! 왜 나는 그때 죽지 않았던 말인가! 왜 내가 이 자리에서, 가장 희망적이며 가장 순수했던 존재의 파멸을 이야기하고 있단 말인가? 그녀가 그곳에 있었다. 생기를 잃고 숨을 거둔 채로. 그녀는 침대 위에 내던져진 채 고개를 축 늘어뜨렸는데, 창백하게 일그러진 얼굴은 머리카락에 반쯤 가려져 있었다. 어디로 눈을 돌리든 똑 같은 형상만 보였다. 살인자의 손에 의해 신방의 침대에 내동댕이 쳐진 그녀의 핏기 없는 팔과 늘어진 몸 말이다. 그 광경을 보고도 내가 어찌 살 수 있었을까? 아아! 삶이란 몹시 질겨 가장 증오를 받을 때 가장 집요하게 들러붙는 법이다. 한순간 나는 모든 기억을 상실했다. 그러곤 의식을 잃었다.

260p

사촌이자 아내였던 엘리자베스가 죽는다. 크리처는 살인을 멈추지 않았다.

삶이란 몹시 질겨 가장 증오를 받을 때 가장 집요하게 들러붙는 법이다.

 

위 문장은 크리처를 설명하는 대목이다. 창조주로부터의 증오, 창조주의 아들로부터의 혐오를 받으니 인정욕구에 목마른 크리처는 살인을 저지르게 된 거다. 인간보다 나은 건 물리적인 힘밖에 없으니.

 

 

 

 

 

 

 

 

잘 있으시오! 이제 떠나겠소. 당신이 내 두 눈으로 보는 마지막 인간일 것이오. 잘 있으시오, 프랑켄슈타인! 그대가 아직 살아 있어서, 여전히 나에 대한 복수의 열망을 품고 있었다면 내가 죽는 것보다 차라리 살아 있는 편이 흡족한 일이었을 텐데.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소. 그대는 내가 더 큰 악행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나를 없애려 했소. 만일 내가 모르는 어떤 방법으로 그대가 지금도 계속 생각하고 느낀다면, 그대는 내가 계속 불행하게 살아가는 걸 원치 않을 것이오. 그대도 몹시 고통스러웠겠지만 내 고통은 그대의 고통보다 훨씬 더 컸소. 죽음으로 내 마음의 상처가 영원히 아물 때까지 쓰라린 양심의 가책은 계속해서 그 상처를 쑤셔 테니 말이오." 그는 슬프고도 엄숙한, 열정적인 목소리로 소리쳤어.

"하지만 곧 나는 죽을 거요. 그러니, 지금 느끼는 이 고통스런 정도 더는 느끼지 못할 거요. 이 가슴속에 타오르는 비참한 심정도 곧 꺼지고 말 거요. 나는 의기양양하게 나의 장례식 장작더미에다가 온몸을 불사르는 불길의 고통 속에서 미친 듯이 기뻐할 것이오. 그 불꽃이 꺼지면, 나의 재는 바람에 실려 바다로 날릴 것이오. 내 영혼은 평화로이 잠들 것이오. 혹시 영혼이 생각을 한다 해도 지금 같은 생각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오. 잘 있으시오."

그는 이 말을 남기고는 선실의 창문으로 뛰어오르더니, 배 근처에 두었던 얼음 뗏목 위로 뛰어내렸어. 그는 곧 물결에 밀려가더니, 어둠 속으로 멀리 사라졌어.

301-302p

 

북극을 탐험 중인 로버트 윌튼의 입장에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크리터를 좇던 프랑켄슈타인은 북극에서 로버트 윌튼과 만나게 된다. 창조주까지 죽인 크리처는 마치 창조주의 마음을 이해하는 듯 말을 남긴다. 혐오스러운 나를 보면서 고통스러웠을 거라며. 하지만 홀대하는 창조주, 어디에도 어울릴 수 없던 환경 때문에 자신이 더 고통스러웠다고 유언을 남긴다.

후반부는 누나에게 편지를 보내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크리처가 창조주까지 죽인 마당에 서술할 사람이 없어졌기 때문인데, 윌튼이 화자로서 독자에게 설명하기엔 느낌이 이상하다.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털어놓듯 하는 편이 어울릴 거라 생각했는지, 자신의 누나에게 보고 들은 일들을 이야기하는 손편지 방식을 택했다.

프랑켄슈타인의 실패로 자신의 모든 것, 그리고 자신까지 잃어야만 했던 결과를 맞이한다. 이런 줄거리는 마블 에이지 오브 울트론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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